“내가 한 번 해보자”…일일 환경공무관 체험한 이승로 의원 인터뷰
“내가 한 번 해보자”…일일 환경공무관 체험한 이승로 의원 인터뷰
  • 강민정 기자
  • 입력 2018-03-08 11:27
  • 승인 2018.03.08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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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환경공무원 체험 중인 이승로 의원>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새벽 동이 트이기도 전에 일을 나서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환경공무관들이다. 지역의 환경미화를 책임지는 이들이지만 노동권은 제대로 보호받고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들을 위해 서울시의회 이승로 의원이 직접 나섰다. 지난 6일 새벽, 일일 환경공무관 체험을 한 이승로 의원을 만나 후기를 들어봤다.


“최소한 일할 수 있는 장비와 환경은 만들어줘야 한다”


▲일일 환경공무관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 옛날엔 ‘환경미화원’이라 했는데 이젠 ‘환경공무관’이라 부른다. 오래전부터 생각 해왔는데 선거 임박해서 하니 조금 조심스럽긴 하다. ‘남 보여주기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을까봐). 우리 지역구의원들에게 몇 번 “이런 거 국회의원들이 한 번 했으면 좋겠다. 실제로 체험해서 애로사항을 알아야 한다”고 제의했었다. 그러다 “내가 한 번 해보자”해서 했다. 참 보람찼다.
 
▲어떤 점이 보람찼나?
- 이 분들이 지나가면 주변 환경이 정리가 되지 않느냐. ‘우리 동네 아름다움을 이 분들이 만들어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실제로 하면서 느낀점이 있다면?
- 해보니 애로사항이 많다. 제일 어려운 건 골목길에 야간 주차(돼 있는 차량들이다). 쓰레기를 수거하는 차량이나 수레차가 진입을 못 한다. 차를 세워 놓고 멀리까지 걸어가서 (쓰레기를) 들고 이동을 해야 한다. 이게 제일 힘들다. 멀면 200m 이상 걸어야 한다.

두 번째는 재활용에 남은 이물질이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들거나 이고 올 때 (이물질이) 흐른다. 그리고 악취(가 난다). 오토바이에 손수레 차량을 달고 다니는데 항상 위험하다. (오토바이) 뒤에 야광 표시 등을 하지만 밤이라 차량들이 쌩쌩 달리지 않느냐. 앞에서는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뒤에 두 명이 타 있는데, 위험하고 불안하다.

그 분들에게 “가장 큰 애로사항이 뭐냐”고 물으니 수레차를 연결하는 오토바이를 자비로 산다고 하더라. 지원이 나오지 않는데 이게 600여만 원 정도 한다. 구(區)에서 이 부분을 반드시 지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일할 수 있는 장비와 분위기는 만들어주어야 하지 않나.
 
▲활동 후 소감은?
- 너무 기뻤다. 하루 했는데도 팔이 저리더라. (쓰레기를 수거한) 나중에 돌아와서 5톤짜리 적재함에 (쓰레기들을) 들어서 버려야 한다. 보통 일이 아니다.
 
▲같이 활동했던 공무관들이 뭐라고 하던가?
- (체험)하면서 ‘이 분들이 나를 위해 격식을 갖춰서 (나를) 불편해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많이 했다. 처음 할 때 “절대 나를 의식하지 마라. 새로운 직원 하나 왔다 생각해라”라고 얘기했다.
 
그 분들은 아마 “처음에 좀 하다가 지치겠지”라고 생각하셨을 거다. 마음먹고 했다. 재미있게 했고 많은 분들이 격려를 해주셨다.


600만 원 상당 오토바이 자비 구입,
거리 곳곳에 세워진 불법 주차... 애로사항 많다



▲체험 후 가진 조찬 때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나?
- (앞서 말한) 오토바이 (구매)가 1순위다. 그 다음 (많이 나온 이야기는) 골목에 수레차를 세워 둔 뒤 쓰레기를 들고 멀리 오는 것이다.
 
▲주위 반응은 어땠나?
- 하도 지역을 누비고 다니다보니 “너 그거 좋아하는 애니까 그럴 만하다”고 했다. “너니까 했어” 이런 말도 들었다.
 
▲환경공무관의 인원 증원이 어려운 이유는?
- 각 구별로 인력 정원이 있는데 이를 벗어나기가 어렵다. 앞으로 증원을 위한 협의를 할 예정이다.
 
▲선거철이다 보니 ‘보여주기 식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다. 어떻게 생각하나?
- 지역에서 활동하다 보니 조기축구회 등의 모임에 공무관들이 회원으로 있다. 이 분들과 많이 소통하고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러다 보니) 이런 것부터 시작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998년도에서 2002년 사이에 구의원을 했다. 15년, 20년 전이다. 그 때 저녁 11시쯤이 되면 석계역 주변을 30분~1시간 정도 가량 청소했다. 그 때는 솔직히 사람들이 보는 데 (청소)하는 게 창피했다. 그런데 막상 하다 보니 이렇게 직접 해보는 게 내 취향에 맞더라.

▲자주 현장을 찾는 의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가서 이야기를 듣고, 배우고 오는 거다. 내 철학은 그거다. 현장 가야지만 내가 발전한다.

강민정 기자 k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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