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400년 전통 해안마을 사라지나
포항시, 400년 전통 해안마을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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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6-28 10:28
  • 승인 2011.06.28 10:28
  • 호수 895
  • 6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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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귀신이 나올까봐 무서워 못 다니겠어요.”
400년 전통을 유지해온 해안마을이 도로개설로 사라질 위기에 놓여 21세기 공동체 마을 붕괴의 대표적인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올 들어 마을의 동서를 잇는 폭 30m의 도시계획도로 개설을 위해 슬레이트 블록조 가옥의 철거작업이 한창인 이 마을은 해안에 자리한 포항시 남구 동해면 약전2리다.

주민들에 따르면 도로개설은 30년 전 수립된 포항시 도시계획에 따라 시행되지만 주로 밀집된 가옥을 따라 설계돼 그대로 진행되면 골목을 따라 서 있는 집 11가구가 줄지어 사라진다는 것.

이 마을은 윗마을과 아랫마을이 골목으로 연결돼 있으며 그 골목과 포항과 구룡포를 잇는 국도에서 100여m 들어간 또 다른 골목이 이어진 삼거리가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최근 포항시가 도시계획을 시행하면서 윗마을과 아랫마을을 잇는 가옥을 잇따라 철거한다고 밝혀 아예 도로만 새로 나고 가옥은 모두 사라지는 이상한 형태의 촌락으로 바뀌게 됐다는 것이다.

영일만 백사장을 끼고 주민들이 반농반어 형태로 생계를 이어온 이 마을은 1994년 마을 뒤 해안가에 4차선 도로가 개설되면서 백사장과 완전히 격리됐다. 이미 그 이전에는 마을 앞 7~8m 언덕배기의 공장 부지를 차고 들어선 5층 이상 아파트단지가 마당 안까지 훤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기다 마을을 배제하면서 둘러쳐진 옹벽은 마을과 높은 언덕 위 아파트단지를 격리시킨 모양새였다.

[경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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