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코 미술관 기획공모전 ‘데페이즈망-벌어지는 도시’
아르코 미술관 기획공모전 ‘데페이즈망-벌어지는 도시’
  • 김나영 기자
  • 입력 2011-06-21 12:27
  • 승인 2011.06.21 12:27
  • 호수 894
  • 5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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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이후 도시에서 벌어지는 문화 충격

아르코미술관 기획공모전 ‘데페이즈망-벌어지는 도시(depaysement: bloo ming the city)’전이 다음달 17일까지 아르코미술관 전관에서 열린다. 아르코미술관이 기획의 다원성을 위해 외부기획자와의 협업을 통해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미술사학자 김미경(한국근현대미술연구소(KAR) 소장/강남대학교 교수)과 독립 큐레이터 최재원이 공동 기획자로 참여한다.

최근 도시와 역사를 조망하는 전시들이 꽤 많이 열리고 있다. 우리의 도시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커진 탓이다. 그러나 도시는 그것을 물리적 구조로 보는가, 역사적 산물로 보는가, 문화적 총체로 보는가, 다시 말해 어떤 관점에서 보는가에 따라 판이하게 다른 모습으로 인식된다.

한국근현대미술과 실험미술을 집중 연구해 온 소장 미술사학자와 독립 큐레이터가 공동으로 기획한 ‘데페이즈망-벌어지는 도시’전은 우리의 도시를 문화 예술의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특히 도시 속에 담긴 문화 예술의 혼성적이고도 융합적 특성을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옛 조선의 모습이 일본 식민지 치하에서 계획된 도시로 변모하게 되자, 우리는 새로운 도시에 대한 동경과 익숙한 전통에 대한 애착이 뒤섞인 채 일종의 정신적 충격을 겪었다. 해방 이후 4·19와 5·16을 거쳐, 경제개발계획의 역사적 토목공사였던 경부고속도로가 한반도에 뻗어가고 고층빌딩이 서울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것은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라는 새마을 노래처럼 개발도상국을 향한 꿈이 펼쳐지는 길이었지만, 사라진 바가지 대신 주황색 플라스틱 바가지를 만들어 썼던 우리는 결코 과거 기억의 흔적을 지우지 않았다.

우리의 도시는 식민 지배와 근대화, 서구와 전통이 혼재하는 삶 속에서 서구 근대의 도시형성 과정과는 매우 다른 복합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 전시는 흥미롭게도 그 혼성적 특성을 ‘데페이즈망’이라는 말로 풀어낸다.


#전시정보

일시:~7월 17일
장소:아르코미술관 전관
시간:오전11시~오후8시
입장료:무료

김나영 기자 nykim@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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