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무등산 정상, 2만 인파 ‘눈 호강’
열린 무등산 정상, 2만 인파 ‘눈 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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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5-23 12:25
  • 승인 2011.05.23 12:25
  • 호수 890
  • 6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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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상징인 무등산 정상이 45년만에 부분 개방됐다.

광주시는 군부대와 협의를 통해 그동안 시민들의 출입이 통제됐던 해발 1187m 무등산 정상인 천왕봉 아래 지왕봉과 인왕봉 일부를 지난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부분 개방했다.

이번에 개방된 코스는 장불재에서 서석대를 지나 군 부대 후문으로 들어간 뒤 인왕ㆍ지왕봉을 거쳐 다시 군 부대 정문으로 나오는 1.8㎞다. 시민들은 인왕봉과 지왕봉을 직접 오르지는 못했지만 탁 트인 경관과 이들 봉우리에 우뚝 선 주상절리대를 감상하며 탄성을 아끼지 않았다.

천왕ㆍ지왕ㆍ인왕봉으로 이뤄진 무등산 정상은 1966년부터 군부대가 주둔하면서 정상 일대가 출입이 통제돼 이곳을 오르고자 하는 시민들의 열망과 기대가 매우 높았다.

광주시는 하루 동안 부분 개방이지만 처음이라는 데 의미가 크다고 보고 개방 당일 오전 10시30분부터 장불재에서 시민들과 함께 개방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운태 광주시장을 비롯해 시의회 의원,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및 환경단체, 산악인, 일반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당초 광주시는 군부대와 협의를 거쳐 안보 차원에서 신분증을 소지한 시민들에 한해 무등산 정상을 개방할 예정이었으나 서석대에 인파가 몰리면서 혼잡이 빚어지자 모두 입산토록 했다.

특히 이날 개방소식을 듣고 무등산을 찾는 시민이 몰리면서 정오를 전후해 장불재에서 군부대까지 1.8㎞구간에 긴 인간띠가 형성되고 이 구간을 오르는데 2간여 이상이 소요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광주시는 이날 하루에만 2만여 명의 시민들이 정상을 찾아 비경을 만끽한 것으로 집계했다. 시민 김현철(43ㆍ문화동)씨는 “진짜 정상을 코 앞에 두고 오르지 못해 오히려 더 아쉽지만 이 정도만으로 만족한다”면서 “정상 개방의 기회가 더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섭(56ㆍ봉선동)씨도 “무등산에서 이렇게 많은 인파는 처음 본다”며 “지왕봉과 인왕봉, 천왕봉까지 무등산 정상 전체가 하루빨리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광주시가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인왕봉과 지왕봉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배모 씨는 “지왕봉과 인왕봉이 개방된다는 말을 듣고 어렵사리 올라왔는데 정작 봉우리에는 올라가지 못하고 입구만 거쳐 내려왔다”면서 “정상 개방의 취지를 살려 시민들이 인왕봉과 지왕봉에 오를 수 있도록 하루 탐방객 수를 제한하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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