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최병렬 벼랑끝 승부수
노무현-최병렬 벼랑끝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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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3-11-13 09:00
  • 승인 2003.11.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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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구태정치 청산·정치개혁 두 마리 토끼 사냥최 당내 입지 재확립 빼앗긴 주도권 잡기 총력전대선자금·특검정국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벼랑끝 승부수를 펼치고 있다.마치 밀리면 끝장이라는 각오로 사생결단을 낼 분위기다.선공은 노 대통령이 날렸다. 재신임 국민투표 제안으로 정국 반전에 성공한 노 대통령은 정국 최대 이슈로 부상한 대선자금 문제와 관련해 또다시 초강수를 던졌던 것. 노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선자금의 전모가 밝혀져야 한다”며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노 대통령의 잇따른 강펀치에 최 대표와 한나라당은 아찔한 현기증을 느꼈다.

한나라당은 정치권 새판짜기 의혹을 제기하며 또다른 정치적 노림수를 경계했다. 특히 최 대표는 “청와대와 검찰이 짜고 한나라당 죽이기에 나섰다. 검찰이 권력의 시녀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최 대표의 이러한 발언이후 한나라당은 대선자금 정국을 반전시킬 카드로 특검법안 강행 처리를 들고 나왔다. 이미 오래전부터 노 대통령 측근비리 등과 관련한 특검제 실시를 주장해 온 한나라당이었지만 노 대통령의 강펀치를 맞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게 된 것.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당초 주장했던 3개 특검법안 중 민주당 등의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노 대통령 측근비리와 관련한 특검만 우선 처리하는 방향으로 급선회, 7일 국회 법사위 통과를 이끌어 냈다.한나라당은 또 조만간 이 특검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도록 당력을 결집할 방침이다.최 대표와 한나라당의 이러한 맞불작전에 노 대통령과 청와대측은 ‘방탄 특검’이라고 비난하면서 특검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노 대통령과 최 대표가 물고 물리는 첨예한 대치국면을 연출하고 있는 배경에는 두 사람이 처한 작금의 정치상황 및 내년 총선정국을 겨냥한 주도권 장악 포석과 맞물려 있다.노 대통령 입장에서는 대선자금 문제를 비롯한 과거 구태의연한 정치관행을 이번 기회에 털고 가야만 구 정치인 청산과 정치개혁이란 두 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할 수 있다. 반면 최 대표 입장에서는 재신임과 대선자금 정국을 거치면서 흔들리고 있는 당내 위상을 재확립하는 동시에 빼앗긴 정국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서도 이번 특검정국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따라서 노 대통령과 최 대표의 정치적 입지와 내년 총선정국 주도권 쟁탈전이 맞물려 있는 작금의 정국상황을 감안하면 두 사람의 첨예한 대립각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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