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서원서 선비정신 체험을
도산서원서 선비정신 체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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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3-29 11:11
  • 승인 2011.03.29 11:11
  • 호수 882
  • 6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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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과 원칙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유교의 대표적 폐해를 조선유교의 상징인 도산서원이 가장 적극적으로 타파해가는 모습이 찬사를 받고 있다.

동방성리학의 거봉이라 불리는 퇴계선생을 배향, 한국 정신문화의 구심점으로 대접받는 도산서원이 올해도 파격적 행보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3월 23일 춘계 향사례가 열리는 도산서원에서는 도포를 입은 제관과 유림대표는 물론 일반 관광객들도 볼 수 있으며 많은 사진작가와 방송카메라도 등장한다.

제관을 제외한 일반인들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제관들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한다는 명분으로 2박3일간 합숙하며 외부와 접촉을 삼가던 예전 모습과는 사뭇 달라졌다.

2009년부터 향사를 올리는 기간을 1박2일로 단축했고, 자정께를 넘겨 밤 1시까지 이어지던 향사 시간도 오전 11시로 바꾸는 파격을 단행했다.

또 모든 제관들이 향사례 사흘 전이나 이틀 전에 입재하던 전례를 시대흐름과 후학들의 교육 효율성을 고려해 하루 전 입재로 완화했다.

2002년에는 전국의 전통서원 최초로 금녀(禁女)의 벽을 허물고 여성의 상덕사 참배를 허용, 안동유림이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렸다는 찬사가 전국에서 쏟아졌다. 여성 출입금지 원칙은 도산서원이 생긴 이후 428년이나 이어졌던 철벽으로(고지식한 원칙만 따지기로 유명한) 안동유림이 이를 깬 것은 실로 과감한 것이었다.

이런 파격 덕분에 도산서원과 선비문화수련원 등을 찾는 사람은 학계를 비롯해 기업, 군, 교사와 학생, 외국인 등으로 전방위 확산되고 있다.

퇴계 선생의 16대 종손 이근필(80)옹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제자리만 고수하다보면 국가유산인 도산서원은 물론 정신적 유산인 선비정신이 모두 잊혀지고 말 것"이라며 “보다 많은 이들이 옛 선조의 정신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산서원의 문은 앞으로 더욱 활짝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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