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패배 비상…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벚꽃 공동 경선론’ 부상
지방선거 패배 비상…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벚꽃 공동 경선론’ 부상
  • 고정현 기자
  • 입력 2018-02-14 16:39
  • 승인 2018.02.14 16:39
  • 호수 1242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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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6·13 지방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 역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치러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엔 후보군이 넘쳐난다. 이들은 수도권은 물론 ‘보수 텃밭’ 영남권 입성도 자신하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인재 영입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저조한 당 지지율 탓인지 애써 찾아놓은 후보들이 연이어 ‘불출마’를 선언했다. 최근엔 잠복해 있던 당 내홍도 재발할 조짐이다. 13일 공식 출범한 바른미래당의 상황 역시 녹록지 않다. 광역자치단체장 후보군이 부족함은 물론 지역기반마저 뚜렷하지 않다. 이처럼 보수 야당이 벼랑 끝에 몰리자 야권 일각에서는 정당이 함께 공동 경선을 치르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른바 ‘벚꽃 공동 경선’이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의 광역단체장 단일 후보와 민주당 후보 간 1대 1 구도를 만들어야만 그나마 희망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수 야당 공동 경선론’, 그 실현 가능성을 점쳐봤다.
 

- 각 정당 대표 주자 선출→ 3~4월 제3지대 통합 경선... 현실화는 미지수
- 서울 시장 선거, 박원순 vs 안철수 ‘빅매치’에 洪은 ‘킹메이커’?

 
정치권이 본격적인 ‘선거모드’로 돌입한 가운데 야권 일각에서 ‘공동 경선론’ 주장이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보수 진영에 속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광역단체장 단일 후보를 내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각 정당이 대표 주자를 정한 다음 3~4월 경 제3지대에서 통합 경선을 치러 단일 후보를 만드는 시나리오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바른정당 탈당과 한국당 복당 등 양측 신뢰에 금이 간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라면서도 “그러나 문재인 정부를 견제한다는 대의명분 아래 뜻을 모은다면 완전히 실현 불가능한 시나리오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대선에 이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치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여당엔 후보군이 넘쳐나는 반면 야권엔 보수의 텃밭인 영남권을 제외하고는 후보군이 지리멸렬한 상황이 이를 방증한다.
 
홍준표 vs 당 중진 ‘일촉즉발’
‘反洪’ 다시 결집하나...

 
한국당은 홍정욱 회장과 안대희 대법관, 장제국 동서대 총장 등에 공을 들였으나 이들 모두 비슷한 날 ‘불출마 선언’을 했다. 지도부 내에서 홍정욱 카드가 살아있다는 희망 섞인 말들도 나오지만 홍 회장이 입장을 번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설상가상으로 한국당에선 잠복해 있던 당내 갈등마저 폭발할 조짐이다. 당내에서 홍준표 대표를 향한 기류가 심상치 않다. 홍 대표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다 못해 수면 위로 드러났는데 이를 홍 대표가 오히려 강대강으로 대응하면서 추후 더 큰 ‘반홍’ 세력의 결집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반홍계는 지난 원내대표 경선 당시 중도 세력을 표방하면 이주영 의원, 나경원 의원 등이 나와 홍 대표의 리더십을 문제 삼으며 결집한 바 있다.
 
지난 13일 창당한 바른미래당의 상황 역시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당장 통합에도 불구하고 되레 의석은 감소했다. 바른미래당 의석수는 국민의당 21석과 바른정당 9석을 합친 30석이다. 민주평화당 분당 전 국민의당 37석보다 줄어든 사실상 ‘뺄셈 통합’이다. 여기에 광역자치단체장 후보군도 부족한 상태다. ‘빅 3’로 불리는 서울·경기·인천에 현재까지 이렇다 할 후보군이 없다.
 
한국당과 달리 확실한 지역기반마저 없음은 더욱 치명적이다. 호남과 영남을 중심으로 성장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 비해 바른미래당은 뚜렷한 지역기반이 부재하다. 이미 호남은 민주평화당으로 무게추가 옮겨갔다. 대구·경북은 여전히 자유한국당의 아성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수야당 일각에서 민주당과 1대 1 구도를 만들지 못하는 한 지선에서 ‘필패’할 것이라는 우려가 심화됐고, 급기야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지역에서만큼은 ‘공동 경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지역이 ‘서울’이다. ‘서울 공동 경선’ 시나리오의 중심엔 안철수 전 대표가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한국당이 자력으로 서울에 재입성할 가능성은 희박한 게 사실이다.
 
“安, 서울 시장 선거 출마
가능성 50% 넘었다”

 
그러나 홍 대표가 ‘최악’을 피하고 ‘차악’을 선택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만약 홍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를 6·13 지선에서 서울시장 출마자로 연합 공천하면 보수가 기사회생할 교두보를 확보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다.
 
안 전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마무리하고 2선으로 물러난 상태다. 당분간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이지만 정치권은 안 전 대표의 휴식이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위한 준비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는 14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지금 현재로선 가능성이 50%는 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공동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본인이 ‘당을 위해 어떠한 역할이나 봉사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앞으로 인재 영입 결과를 놓고 마땅치 않으면 안 대표가 출마하는 것도 유승민 대표와 상의를 해서 권유를 하고 그런 방향으로 가볼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방안에 대해 한국당-바른미래당 양당 대표 모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져 현실화 가능성은 미지수다. 두 당의 이해관계가 다른 데다가, 각 당 대표들이 각자 후보를 내려는 분위기가 강해 단일 후보를 도출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홍 대표의 성향으로 봤을 때 그가 안철수 대표를 위한 ‘킹메이커’를 자처할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설상가상으로 양당이 ‘공동 경선’에 합의했다 하더라도, 이후 경선 방식을 두고 불협화음이 불거질 경우 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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