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볼레길’ 걸으면 12가지 이야기 들려요”
“송도 ‘볼레길’ 걸으면 12가지 이야기 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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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11-08 13:19
  • 승인 2010.11.08 13:19
  • 호수 863
  • 6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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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숭어들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여기 우리가 서 있는 오목한 해안, 문바위골에서 어부들이 숭어를 잡았던 독특한 방법을 숭어들이라고 말하죠. 옛날 숭어가 몰려드는 가을철이 되면 저 왼쪽 시계탑이 있는 언덕에서 가장 눈이 밝은 어부가 숭어들이를 지휘했습니다. 숭어떼들이 영도에서 문바위골로 접근할 때 이 어부가 ‘고기 온다’고 외치면 안목선, 밭잔등으로 불리는 6척의 어선이 ‘안목선 새기라! 밭잔등 새기라!’를 외치면서 통발처럼 생긴 그물망을 벼락같이 잡아당깁니다.”

송도 해안 ‘볼레길’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한 74개의 이야기가 발굴돼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 서구청은 지난 2일 오후 구청 회의실에서 ‘송도해안 볼레길 스토리텔링 중간보고회’를 개최하고 12개의 이야기를 발표했다.

볼레길을 우리말 보다와 둘레길을 합성해 만든 조어.

서구청은 지난 8월부터 ‘지역일자리 공동체 사업’의 일환으로 송도지역에 전해오는 역사와 전설, 풍습, 인물, 노래 등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발굴에 나섰다. 이를 위해 송도 전 지역을 △추억속의 길 △남쪽바다 길 △아홉구비 길 △태고의 숲길 등 4개 구간으로 지정해 송도 주민들을 상대로 면담을 진행하거나 향토지, 기사와 사진 등을 수집하는 방식으로 각종 이야기들을 모았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추억속의 길은 ‘1969년 여름날 송도의 풍경’과 ‘송도항과 제주해녀’ 등 옛 향수를 자극하는 이야기로 채워졌으며 남쪽바다 길에는 ‘송도 자살 바위’, ‘숭어들이 바닷가’ 등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아홉굽이 길에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혈청소)’ ‘동백꽃과 동박새’, 태고의 숲길에는 ‘새들의 땅 두도’ ‘사라진 포구’ 등 다채로운 이야기가 마련돼 볼레길 관광객들을 찾아간다.

서구청은 현재 수집된 이야기들을 다듬거나 일부 내용을 첨가해 책자로 발간한다는 방침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새로 발굴된 이야기는 아름다운 경치와 더불어 송도 해안 볼레길이 ‘명품길’로 거듭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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