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서 재현 행사 열려 영화예술인 300여 명 성황

부산국제영화제(PIFF) 초창기, 국내외 영화인들이 한밤에 어울려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웠던 이른바 ‘남포동 포차' 모습이 재현됐다.
지난 12일 자정, 해운대 씨클라우드호텔 옆 주차장 공터에 ‘부산국제영화제 예술포차'가 만들어졌다. PIFF 측이 김동호 집행위원장 은퇴를 기념하는 행사로 마련한 것.
전양준 부위원장은 “96년 1회 PIFF 때 국내외 영화인들이 늦은 밤 남포동 음식점들이 문을 닫자 거리의 포장마차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모습을 다시 보는 것 같아 즐겁다”고 반겼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이는 영화제 자원봉사자 복장인 청바지와 회색 재킷을 입고 행사장에 등장한 김 위원장. 그는 프랑스 칸영화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 대만의 거장 허우 사오시엔 감독, 네덜란드 출신 평론가 피터 반 뷰런 등 세계 영화계 인사들의 모임인 ‘타이거 클럽' 멤버들과 어울리며 영화제 초창기 때를 떠올렸다.
칸영화제 티에리 프레모 위원장은 “당시 김 위원장은 탁월한 술 실력으로 부산에 모인 전 세계 영화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회고했고, 피터 반 뷰런 평론가도 “얼굴도 잘 모르는 영화인들이 그냥 길거리에 주저앉아 어울렸던 이런 포차를 ‘한국형 스트리트 바’라고 불렀다. 당시 김 위원장의 ‘폭탄주'가 아주 유명했다”고 덧붙였다.
국내외 영화인 3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룬 ‘예술포차' 행사는 다음날인 13일 새벽 4시께 끝났다. 한편, 이에 앞서 김동호 위원장은 12일 오후 10시 광안리 한 카페에서 열린 와이드 앵글 파티에서 프랑스 여배우 쥘리에트 비노슈와 화려한 블루스 춤을 춰 화제가 됐다.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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