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시술과정·기계공학 접목… “불모지 한국에 전문지식 전하고파”

최근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의 홈페이지에 한국인 최초로 소개된 인천토박이가 있다.
의료와 기계공학을 합친 ‘의료기계공학'을 공부하며 ‘뼈를 뚫는 방식에 대한 공학적 연구(Bone Drill)'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이주은(32·여)씨가 그 주인공.
그는 인하공업전문대학에서 기계과 교수로 재직중인 아버지 이강주씨의 영향을 받으며 유년시절을 보냈고, 자연스럽게 기계공학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어려서부터 기계 작동 원리에 관심이 많았고, 기술 발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보며 기계공학에 매료되어 왔다”는 그는 고려대와 서울대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하고 27살이 되던 해 해외유학을 결심했다. 기계공학을 다른 분야와 접목한 융합된 학문을 배우고 싶어서였다. 당시 한국은 그런 토양이 부족했다.
그는 “처음에는 수업내용을 알아듣기 힘들어 남들 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해야 했다”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이씨는 미시간 대학에서 기계공학 석사과정을 마친 뒤 현재는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난날의 고생은 현재의 성취로 다가왔다. 이씨는 의료기계공학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최근엔 엄격한 심사기준으로 현지인도 받기 힘들다는 도우드 장학금(Dowd Fellowship)을 받기도 했다.
이씨는 특히 정형외과 시술 과정에 기계공학을 접목시키는 학문을 공부하고 있다.
이씨는 “수술 과정에서 뼈를 다룰 때 높은 압력과 열 때문에 환자가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치료기간의 연장이나 큰 부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환자들을 위해 그 위험 가능성을 줄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의료기계공학의 불모지인 한국에도 자신의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싶다. 특히 자신과 같은 여성공학도들이 설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현재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것에 집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일단 의료기계공학 분야에서 전문적 지식을 쌓고, 최종적으로는 인지와 시각을 혼합한 인공지능 기계를 개발해 수술 결과를 향상시키고 싶습니다.”
그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내년 5월에 박사과정을 마치고, 박사 후 과정(Post Doctor)에서 더 연구를 진행한 뒤에, 대학 강단에서 자신이 이루어놓은 결과물을 후학들에게 전할 예정이다.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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