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게루 반과 함께한 ‘부산국제건축문화제’

부산국제건축문화제가 열리기 전부터 건축인들뿐만 아니라 건축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에게 시게루 반은 널리 회자됐다. 그리고 지난 9월 30일 초청 강연회 때는 이런 인기를 반영하듯 500여 명의 건축학도와 시민들이 빼곡히 자리를 채웠다. 서서 강연을 들었을 정도였다.
그리고 ‘시게루 반’의 인기는 그가 바쁜 일정 때문에 이튿날 오전 방콕으로 떠난 뒤에도 계속됐다. 실제 그를 찾는 전화와 문의가 언론사 등에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 했던가. 지난달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부산 해운대 벡스코와 부산 하야리아 시민공원 예정부지에서 열린 제10회 부산국제건축문화제(BIACF)가 시민, 건축 관계자들의 성원 속에 막을 내렸다. 올해 부산국제건축문화제는 대한민국건축문화제와 공동 개최, 규모에서도 국내 최고였지만 내용면에서도 역대 최고 수준을 보여주었다.
유럽도시건축전, 건축도시사진전, 초대작가전 등 다양하고 폭넓은 전시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시 형태도 입체적이면서도 파노라마적인 색다른 기법이었다는 평이다.
전시, 세미나 등 건축과 타 장르와의 결합은 새로운 시도로 참신했다. 그 중 ‘건축과 영화의 만남’도 있었다.
또 하야리아 시민공원 특별전에서는 미술가, 사진작가 등 다른 영역의 예술가들을 끌어들여 변화와 다양성을 꾀했다.
특히 하야리아 특별전은 전시공간의 폭을 넓혔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전시형태의 모범을 제공했다. 장애인단체나 다문화가정을 초청한 것도 소외 계층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라는 측면에서 좋았다는 평가.
하지만 미흡한 점도 드러났다. 타일꾸미기와 시민들이 뽑은 부산다운 건축 등에 걸쳐 일부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있긴 했지만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부족했다는 것. 하야리아 특별전을 계기로 향후 장소에 대한 고민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10년을 달려온 부산국제건축문화제, 이제부터 실내 행사를 벗어나 현장 중심의 행사로 변모하길 기대해 본다.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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