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과학도시연합(WTA) 회장 도시이자 국제도시를 표방하는 대전시가 해외 귀빈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중요한 의전 중 하나인 좌석배치를 잘못하는 실수를 저질러 물의를 빚고 있다.
시는 지난 9월 13일 오후 시청 정무부시장실에서 쇼캇 알리 무카담 주한 파키스탄 대사와 사다드 하이더 참사관을 접견하면서 좌석배열 상 박현하 정무부시장이 상석에 자리하고 테이블 옆자리에 나란히 대사와 참사관을 앉히는 실수를 범했다.
각 나라의 대사는 외교적 지위로 볼때 한 나라의 대통령과 같은 위치를 갖는 만큼 이같은 자리 배치는 의전 상 큰 실례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의전과 의례 관련 외교정보를 제공하면서 좌석배열을 행사 진행 중 가장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라 명시하고 참석자의 유무와 장소의 규모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신중히 결정하도록 권하고 있다.
특히 외교단의 경우 입구에서 멀고 창문이 보이는 전망이 좋은 곳에 자리를 마련하는 것부터 신임장 제정일자까지 헤아려 좌석을 배치할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서울시의 경우 원형 테이블을 이용하거나 사각 테이블의 경우 되도록 주인과 손님이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긴 테이블의 끝에 마주보고 앉고 그 사이로 배석자들을 착석시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갈 수 있도록 배치하고 있다. 대전시는 보통 주한대사 등 외국 귀빈을 접견할 때 의전관례에 맞춘 좌석배치가 가능한 시장실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 13일 접견의 경우 염홍철 대전시장의 급한 일정과 파키스탄 주한 대사 측의 약속시간이 엇갈리는 등 미처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정무부시장이 대신 접견을 진행하다보니 실수를 범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접견 당일 대사 일행의 도착이 늦어져 접견이 취소되는 등 해프닝을 겪다가 급하게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시간과 장소가 허락치 않아 불가피하게 논란을 일으키게 됐지만 외국 귀빈들을 의전하는데 늘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연곤 대전시 국제자문대사는 “테이블에 착석하는 경우는 마주보거나 나란히 앉는 등 나름의 관례가 있지만 이번같이 소파에 착석하는 경우 접견장의 주인이 1인석에 앉기도 한다”며 “의전은 양측이 편안히 접견을 진행하기 위해 있는 것인데 한국적인 의전문화 시각으로 접근하다 보니 문제로 느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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