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조합장후보들 선거운동 대신 단체여행 화제
농협조합장후보들 선거운동 대신 단체여행 화제
  • 고도현 기자
  • 입력 2010-01-14 00:55
  • 승인 2010.01.14 0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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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고 당당하다’·‘조합원 무시다’ 엇갈린 반응도
선거운동을 하지 않고 함께 여행을 떠난 후보들. 좌로부터 기호1. 강재성, 기호2. 신종호, 기호3. 권창진 후보.

경북 문경시 영순농협 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투표일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선거운동을 하지 않고, 전원 단체여행을 떠나 화제가 되고 있다.

문경시 선거관리위원회와 영순농협(조합장 권윤혁)에 따르면 영순농협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강재성(48), 신종호(57), 권창진(53)후보 등 3명은 지난 12일부터 선거 당일인 20일까지 측근 1명씩만 데리고 제주도로 단체여행을 떠났다.

이들의 여행 취지는 선거운동이 과열돼 자칫 혼탁 양상으로 전개되면 지역사회의 갈등과 반목으로 번질 우려가 높기 때문에 후보자 모두가 선거운동 기간 지역을 벗어나 있으면 이를 방지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

이들은 지난 9일 후보자 등록을 마친 후 함께 술잔을 기울이면서 “지역 토박이인 우리들 면면을 조합원들이 너무 잘 아는 만큼 깨끗한 선거를 위해 함께 자리를 떠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여행에서 돌아와 누가 당선되든 깨끗이 승복하고 힘껏 밀어주기로 의기투합한 상태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조합원들의 반응은 ‘정말 멋지고 당당하다’, ‘신선하게 받아들여진다’는 긍적적인 반응과 ‘후보자들이 코빼기도 안보이느냐’, ‘현 조합장 불출마로 인해 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후보들이 조합원들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후보자들과 조합원들이 이번 선거로 얼굴을 붉히고 편이 갈라져서는 안 된다”는 유권자들의 뜻과 선관위와 농협측의 돈 안드는 공명선거 의지를 잘 반영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이들 후보측은 “이 같은 취지를 유권자 1천31명을 상대로 일일이 설명하지 못하고 .기자와 일부 측근에게만 전한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후보들은 제주도 여행을 떠나면서 휴대전화 등을 모두 놓고 출발해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다.


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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