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조합장 선거는 지방선거 '대리전'
내년 초 조합장 선거는 지방선거 '대리전'
  • 고도현 기자
  • 입력 2009-12-29 00:56
  • 승인 2009.12.29 0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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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지역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 직·간접 개입 의혹 `무성`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경북 문경지역 4개 농·축협 조합장 동시선거가 내년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의 개입으로 공명선거가 훼손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불과 4개월여 앞두고 치러지는 유례 없는 무더기 조합장 선거가 지방선거 `대리전`, `전초전` 양상을 보이며 과열되고 있어 자칫 혼탁·불법선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다음달 20일 선거를 앞둔 문경농협, 문경축협, 산동농협, 영순농협 각 조합원 등에 따르면 6·2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이 각 조합장 선거에 적극 개입, 직·간접적인 선거운동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하고 있어 선거 개입 논란이 일고 있다.

각 후보 진영의 현역 지방의원을 포함한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은“선거에서 열심히 도와줄 사람을 당선시켜야 한다”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의 조합장 선거 개입은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한 호기라는 판단 아래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일부 조합장 선거 출마예정자 및 농·축협 임·직원들도 이와 관련,“농협 특성상 조합장 선거에서 유력한 시장·도의원 후보나 시의원 후보군과 손잡은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게 현실”이라면서 “곧 자신의 선거를 치르게 되는 지방선거 출마예정자 또한 자신에게 우호적인 특정 조합장 후보를 적극 밀거나 반대하는 등 조합장 선거에 어느 때보다 깊이 관여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모 농협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둔 조합장 선거가 정치권 개입설 등으로 과열되고 있는 것 같아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한 의혹과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조합원들 사이에서 무성하다.

모 농협의 경우 자치단체장 선거에 나서는 유력후보의 조직이 특정 후보를 돕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으며,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로 알려진 모 현직 조합장은 자신의 정치적 기반 조성을 위해 후임자로 특정후보를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모 조합장 출마 예정자는 내년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들에게 조건부로 선거 운동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모 현직 조합장은 선거개입 행위가 금지된 임·직원들을 선거기획 등 물밑 선거전에 동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 농·축협의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원들이 치르는 선거에 지역 정치인사들이 나서는 것은 조합을 반목과 분열, 불신으로 몰고 갈 수 있다”고 경계하면서 “이들을 조합장 선거에 끌어들이는 일부 조합장 후보자들도 문제가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따라 문경시 선거관리위원회는 그동안 조합장 선거에 비교적 중립을 지키던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이 내년에 있을 선거를 겨냥, 어떤 형태로든 개입할 소지가 커다고 보고, 각종 위반행위 발생에 대한 광범위한 감시 및 단속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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