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부 김태영 전 국방장관, “UAE 유사시 軍 자동개입 약속” 인정
MB 정부 김태영 전 국방장관, “UAE 유사시 軍 자동개입 약속” 인정
  • 권녕찬 기자
  • 입력 2018-01-09 14:21
  • 승인 2018.01.09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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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이명박(MB) 정부 당시 김태영 전 국방 장관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당시 ‘UAE 유사시 한국군 자동 개입’ 조항을 담은 군사협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UAE 특사 파견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난무하면서 최근엔 MB 시절 맺은 비밀 군사협정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김 전 장관이 이를 인정한 것이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원전 수주 당시 배경에 대해 “UAE는 돈이 많고 땅도 넓지만 인구가 600만 명 정도밖에 안 돼 안보에 늘 불안감이 있다. 그래서 외국 군대를 자국에 주둔시키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UAE의 구체적 요구 조건에 대해선 “UAE에 군사적인 어려움이 있을 때 한국군이 UAE에 와 주는 거였다”고 밝혔다.
 
그는 민감한 군사협약을 체결한 이유에 대해선 “우리가 계산했을 때 서로 국익에 이득이라고 판단해 협약을 체결했다”며 “UAE는 오랜 기간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나라다. 위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고 만약 발생해도 북한과의 관계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군의 해외 파병은 헌법상 국회 동의가 필요해 이러한 협약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국회의 비준을 놓고 많이 고민했다. 제일 큰 문제는 국회에 가져갔다가 문제가 생기면 그동안 공들인 게 다 무너지는 것”이라며 “그래서 내가 책임을 지고 (국회 비준이 필요 없는) 협약으로 하자고 했다. 실제 문제가 일어나면 그때 국회 비준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김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들어 갑자기 UAE와 마찰음이 생긴 이유에 대해서는 “아마 적폐청산 한다며 과거 문서를 검토하다가 비공개 군사협약을 오해한 거 같다”며 “꼼꼼히 따져봤다면 안 해도 될 행동을 UAE에서 한 것 같다. (송 장관이) UAE에 가서 약속을 바꾸자고 하자 UAE 왕실이 자존심이 상해 모든 관계를 끊겠다고 하지 않았나 싶다”고 추정했다.

한편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하루 전 방한한 UAE 왕세제의 최측근인 칼둔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접견한다. 칼둔 청장과의 면담을 계기로 UAE 의혹이 해소되고 관계 복원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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