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시골친구에서 국내최대 라이벌 건설사 CEO로 다시만나

서종욱(59)대우건설 사장과 최근 취임한 김중겸(59)현대건설 사장이 경북 문경중학교 동기 동창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40년 시골친구에서 국내굴지의 라이벌 건설사 CEO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될 이들의 드라마틱한 관계가 세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문경중학교 총동창회에 따르면 서종욱 15회 동문이 2007년 11월 28일 대우건설(주) 사장에 취임한 데 이어 서 사장과 동기동창인 김중겸 동문이 지난 18일 현대건설(주) 사장에 취임했다.
우리나라 굴지의 건설업계 1, 2위를 다투는 회사의 CEO를 연이어 배출한 시골의 문경중학교 동창회는 경사가 났다.
이들 두 최고경영자는 대학도 동문이다. 서 사장은 고려대 68학번(경제학과)이고 김 사장은 같은 대학 69학번(건축공학과)이다. 김 사장이 대학은 1년 늦게 입학했기 때문이다.
이들 두 사람은 문경중학교에 다닐 때 집에서 각각 4km 거리인 학교까지 자전거로 다녔고, 전교 1, 2등을 다투는 선의의 라이벌 관계였지만 누구보다도 친한 친구였다는 게 15회 동기생들의 전언이다.
대학에 다닐 때는 전공은 달라도 굴지의 건설회사에 공채로 들어가 신입사원에서부터 출발해 입지전적인 경영 성과를 보여 CEO의 자리에 오른 것까지 공통점이 많다.
태어난 곳은 다르다. 서 사장은 문경시 호계면이고 김 사장은 상주시 함창읍이다.
40년 시골친구인 서 사장과 김 사장은 “서로 힘이 돼 주는 친구”라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고 있지만 라이벌 건설회사 사장이라는 자리가 서로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서 어려운 경제위기 속에서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서 사장은 최근 김 사장과 만난 자리에서“소모전을 버리고 우리나라의 건설을 위해 윈-윈 전략을 양사가 같이 하자”고 제의했으며 이에 김 사장도 흔쾌히 수락했다는 후문이다.
이들의 뜨거운 우정과 성공담이 건설업계는 물론 지역사회에서도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과 같은 15회 동기생인 전모씨(59·문경시 영순면)는“서 사장과 김 사장은 친한 친구이니 만큼 누구보다 서로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며“이들이 선의의 경쟁을 하게 돼 오히려 기쁘고, 두 사람은 공과 사를 분명히 하면서도 때로는 힘을 합쳐 어려운 건설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경중학교 장우전 교장은“한 학교에서 우리나라 굴지의 건설회사 사장이 두 명이나 잇따라 배출돼 후배들에게 커다란 꿈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며 기뻐했다.
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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