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그룹 문경 재투자 왜 이제서야?
대성그룹 문경 재투자 왜 이제서야?
  • 고도현 기자
  • 입력 2008-10-05 23:46
  • 승인 2008.10.05 2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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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그룹의 계열사로 세계 3대 메이저 가스미터기 제조회사인 대성계전(주)이 지난달 29일 경북 문경시와 공장 건립 등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경남 양산의 공장과 서울의 본사를 자신들이 한때 몸담았던 문경시 호계면 견탄리 전 대성탄좌 문경광업소 사택부지로 이전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대성그룹은 문경을 친정으로 부를 만큼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현재 문경새재도립공원의 대부분을 포함해 문경에 수백만 평의 부지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 1960년대 대성탄좌(옛 문경광산)로 기업을 일궜다. 그동안 문경탄좌개발(주), 대성탄좌개발(주), 문경탄광(주)로 상호를 변경하며 1993년 폐광을 했다.

대성은 당시 문경새재 도립공원주변 자사부지에 1994년부터 총 905억원을 투자하는 관광지개발사업 계획을 확정지었다고 문경시에 밝혔다.

1차 자연휴양림조성사업은 문경새재 제2관문주변 106만평에 산책로, 광장, 야영장, 전망대 등 편의시설과 극기훈련장 등 체육시설을 갖춘다는 것이었다.

또 1995년부터 스키장과 18홀짜리 골프장과 50실 규모의 관광호텔, 800실 규모의 콘도미니엄, 5천280㎡ 규모의 연수원시설을 갖춘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후 대성이 경북도시가스 주식회사 설립을 경북도와 협의중이던 1996년 6월 당시 이의근 경북도지사는 고(故) 대성그룹회장으로부터 문경폐광지역 개발에 대성그룹의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받았다고 발표해 시민들을 고무시켰다.

이와 관련 1997년 6월 그룹 관계자는 문경시 불정동과 호계면 견탄리 일원에 대성그룹연수원과 실버타운 건립을 계획중이라고 공개하고 문경시와 이를 협의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래서 문경시민들은 대성 때문에 문경의 얼굴이 확 바뀌게 된다며 기대에 찼다.

하지만 대성의 이런 약속은 지금까지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

그 사이 문경시는 국군체육부대, STX문경리조트, 서울대학병원연수원, 숭실대학연수원, 캐프그룹 등 수많은 유치성과를 일궈내면서 대성이 소유하고 있는 문경 땅 값도 상승되는 효과를 가져오게 했다.

이러한 대성의 전후사정을 아는 시민들의 눈에는 이번 대성계전이 문경에 공장을 설립하겠다며 각서를 교환하는 모습이 곱게 비춰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성 측은 이제부터라도 오늘의 대성이 있기까지 희생한 광부들의 피와 땀, 그리고 탄광 공해에 시달려왔던 문경시민들의 기대를 잊지 않기를 바란다.

고도현 기자 dhg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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