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철,신영국,이한성,홍성칠, 4파전

예측불허의 한나라당 공천싸움이 벌어졌던 경북 문경·예천 선거구는 본선에서도 예측불허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진통 끝에 한나라당 공천자가 확정됐지만 서로 생활권이 다른 문경과 예천이라는 합동선거구 특성상 지역대결구도와 겹치면서 당선자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지난 17대 총선결과 경북에서 유일하게 한나라당 당선자를 내지 못했던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와 한나라당 후보측이 긴장하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자인 이한성 전 창원지검장에 맞서 친박 무소속연대에 합류해 4선을 노리는 신영국 전의원, 김수남 예천군수의 친동생 김수철 국민화합실천연대 공동대표 그리고 막판 공천2배수까지 포함됐다가 아쉽게 탈락한 홍성칠 전 상주지원장 등이 잇따라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4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한나라당 후보에 맞서 무소속후보가 3명이나 출사표를 던지면서 한나라당 후보가 유리한 듯 보이지만 문경·예천 선거구가 전통적으로 지역대결구도 양상을 보여온데다 다른 선거구에서는 볼 수 없는 자치단체장들과 혈연관계에 있는 후보들이 출마하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물고 물리는 복잡한 구도가 형성됐다는 게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여기에 예천 출신 전임 국회의원의 소홀한 지역구 관리에 실망했던 문경의 민심이 이번 총선에서는 상당히 뭉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지역대결 양상만은 불가피한 듯 보인다.
이한성 후보는 문경에서 태어나 예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연유로 문경과 예천 모두 향우회 부회장을 맡아오는 등 후보자들 중 유일하게 두 지역에 모두 연고가 있다.
반면 신영국 후보는 문경 출신이고 김수철, 홍성칠 후보는 예천 토박이다. 유권자수는 문경이 6만명, 예천이 4만명 정도로 문경이 2만명 정도 더 많다.
문경에서는 이한성 공천자와 지역의 친 박근혜 정서를 업고 4선 도전에 나서는 신영국 전 의원의 접전이 예상된다.
신 후보가 직전 당협위원장인 관계로 조직의 인수인계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으며 지방의원들도 지지후보를 놓고 양분되고 있다.
그 뒤를 신현국 문경시장의 일부 선거참모출신들까지 우군으로 만드는 등 상당한 조직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김수철 후보와 원만한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열성 지지자들이 만만찮은 홍성칠 후보가 막판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예천에서는 김수철, 이한성, 홍성칠 세 후보가 치열한 3파전을 펼치고 있다.
한나라당 신현국 문경시장의 움직임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한나라당 소속인 신 시장이 공천자인 이 후보와 연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게 이 후보측의 입장이고 일반적인 시각도 그렇다.
하지만 신 시장에게는 난처한 입장이 있다.
신영국 후보와 신현국 시장은 불과 며칠 전만 해도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인데다 신 후보로부터 2번이나 한나라당 문경시장 공천장을 받았음은 물론 가까운 종친이라는 ‘혈연’마저 얽혀있어 일부 종친 등을 비롯한 주민들의 보이지 않는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두 신씨와 함께 대립관계를 보여왔던 박인원 전임 시장의 예상밖 신영국 후보 지지입장과 문경출신 차갑진 예비후보의 지지선언도 잇따라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수철 후보 역시 관계가 원만할 뿐 아니라 지난 지방선거때 동고동락한 일부 선거 참모출신들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김 후보를 일찌감치 돕고 있는 것으로 지역정가에 알려지고 있는데다 홍성칠 후보까지 대구고 선·후배 사이라는 학연이 얽혀 있어 이번 총선과 관련 신 시장의 운신 폭이 좁아지고 있다.
고도현 기자 dhg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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