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화재 키운 '드라이비트'가 뭐길래...단열효과 좋지만 화재에 취약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화재 키운 '드라이비트'가 뭐길래...단열효과 좋지만 화재에 취약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7-12-22 07:58
  • 승인 2017.12.22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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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불에 약한 건물 외장재를 사용해 삽시간에 불을 키웠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제천시 등에 따르면 21일 오후 3시 53분께 화재가 발생한 하소동 스포츠센터 건물은 2010년 착공해 2011년 7월 사용승인을 받으면서 건물 마감재로 가연성 외장재중 하나인 '드라이비트(Drivit)'를 사용했다.
 
제천시 관계자는 "7층 건물로 신축할 당시 도면상에 최종 마감재로 드라이비트가 있는 부분이 확인됐다"며 "이후 8층과 9층으로 증축하면서 마감재를 변경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지금도 마감재는 드라이비트라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드라이비트는 건물 외벽에 접착제를 바르고 스티로폼 단열재를 붙인 뒤 유리망과 마감재를 덧씌우는 방식의 단열 시공법이다. 단열효과가 뛰어나고 접착제만 바르면 시공할 수 있어 건축기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비용을 아끼기 위해 단열재로 스티로폼 등 저렴한 재료를 쓰다보니 화재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2015년 1월 사망자 5명과 125명의 부상자를 낸 경기도 의정부시 대봉그린 아파트 화재 사고도 드라이비트가 화재를 키웠다.
 
이번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에서 불이 번진 원인이 아직까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으나 삽시간에 1층 필로티 주차장에서 시작한 불길이 8층까지 타고 올라갔다는 점을 볼 때 건물 외벽의 드라이비트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건축법 시행령상 6층 이상 고층 건축물은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할 수 없으나 해당 조항은 2015년 10월 개정됐다. 30층 이상 건물에 가연성 외장재 사용 금지를 명시한 것도 제천 스포츠센터 건물이 사용승인을 받은 이후인 2012년 3월이다.
 
올해 8월 기준으로 전국 30층 이상 고층 건축물을 전수조사한 결과 135동이 여전히 드라이비트 등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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