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경쟁 '죽음의 조' 문경, 예천
한나라당 공천경쟁 '죽음의 조' 문경, 예천
  • 고도현 기자
  • 입력 2008-02-13 09:54
  • 승인 2008.02.13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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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최고 경쟁률, 3선 의원, 검사장, 지원장, PD, 고위공직자, 회장님들 즐비
강대욱, 고재만, 김수철, 신영국, 이한성, 장항석, 전경수, 정건수, 차갑진, 채희영,홍성칠

경북 최고의 한나라당 공천 경쟁률을 기록한 경북 문경, 예천 지역구는 무게감이 느껴지는 공천 신청자들도 즐비해 공천경합에 있어 '죽음의 조'로 불리고 있다.

한나라당 현역의원이 없는 문경, 예천은 지역구 수성에 나서는 관록있는 당협위원장과 정치신인들의 대결, 친이 친박의 대결, 문경, 예천이라는 소지역 대결과 박근혜 정서, 전, 현직 단체장의 지지 변수 등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후보마다 한나라당 공천을 장담하고 있지만 공천향배를 좀처럼 점치기 어렵다.

3선 경력에 16대 국회 건설교통위원장을 지냈던 신영국(64) 전의원을 비롯한 김수철(58) 국민화합실천연대 공동대표, 이한성(51) 전 창원지검장, 홍성칠(50) 전 상주지원장, 정건수(62)대득스틸 회장, 장항석(59)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 고재만(53) 전 문경시의원, 채희영(66)전 경북도의원, 강대욱(56)대산산업 회장, 전경수(54)한반도대운하 경북추진위원장, 차갑진(57) 전 KBS PD 등 11명이 공천을 신청해 경북에서 가장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신영국 전 의원은 지역 정치인 중 최초로 4선에 도전한다.

지난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후보자들 중 유일하게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으며 박 전 대표의 신임 또한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지난 17대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그동안 지역구를 관리해왔다. 따라서 지역주민들과 애환을 같이 한 지역 당협위원장으로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제2의 고향이라 불리는 문경의 친 박근혜 정서를 업고 정치신인들의 도전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예천중 선·후배 관계로 각각 검찰과 법원에서 근무하다 지난 1월 퇴직한 이한성 전 창원지검장과 홍성칠 전 상주지원장의 판, 검사 경쟁도 관심거리 중 하나다.

이들은 ‘비상하고 있는 고향, 문경, 예천 발전의 초석이 되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일찌감치 지역조직을 구축하며 18대 총선을 준비해왔다.

여기에 최근 고향 예천은 물론이고 문경까지 세를 확장하는 등 지역 정가에서 무섭게 약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수철 동국대 겸임교수의 바람이 어디까지 미칠지도 관심사다.

대선 때 이명박 캠프의 외곽조직인 국민화합 실천연대 공동대표를 맡았던 김 교수는 30년간 기업을 운영하면서 얻은 실물경제 경험과 정치학을 전공한 학자로서의 이론, 특유의 달변을 바탕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역시 지난 대통령선거 때 이명박 캠프 상임특보를 역임했던 정건수 대득스틸 회장은 건국대 총동창회장인 관계로 건국대가 있는 서울 광진구를 두고 출마를 저울질하다가 고향 문경에 출마키로 결심했다.

낙후된 지역경제와 교육을 바로 세우겠다는 슬로건 아래 후보 중 가장 먼저 선거사무실을 열고 부지런히 표밭을 누비고 있다.

여기에 '신토불이'를 내세우는 지역 토박이 인사들의 도전도 만만찮다.

문경시의원을 3차례나 지냈으며 지난 한나라당 대권후보 경선시 이명박 예비후보 문경시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고재만 유한약국 대표는 "이제 우리 지역의 국회의원은 지역민과 함께 살면서 지역민의 애환을 알고 지역민을 늘 가까이서 대변할 수 있는 이웃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채희영 전 경북도의원 역시 "지역에서 뿌리내리고 살면서 능력을 인정받은 인사가 이젠 국회의원이 되어야 하는 시대"라고 역설했다.

또 20년간 한나라당에서 활동하며 대선 때 이명박 캠프 중앙선거대책위 간부직을 맡았던 강대욱 대산산업 회장은 "맨손으로 성공한 뚝심으로 대운하를 성공시키겠고, 공천을 못 받을 경우 깨끗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전경수 한반도대운하 경북추진위원장은 "지역 경제 소생을 위해 운하 전문가인 내가 선택되어야 한다."고 했으며 경제기획원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근무한 장항석 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국장은 "공직 경험과 경제분야 전문지식을 지역과 국가를 위해 활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여기에 KBS시청자 센터장을 지냈던 차갑진 전 PD도 막판 공천대열에 합류했으며 지주호(69) 전 예천군청 공무원은 유일하게 민주당 간판으로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후보들의 치열한 경쟁에 공천향배도 점치기 어렵지만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유력 후보들이 즐비해 한나라당 공천자가 확정된다 하더라도 문경과 예천 출신 후보 중 누가 공천을 받았느냐 등에 따라 투표결과도 점치기 어렵다는 게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실제로 문경, 예천은 과거 단체장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과는 별도로 무소속이 당선되는 사례가 많았다.

여기에 특정 후보들의 경우 표심에 영향력이 큰 전, 현직 단체장들과의 관계가 관심을 모으면서 일부 후보들도 이들을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이는 작업이 감지되고 있다.

김수철 후보의 경우 형이 김수남 예천군수이며 신영국 후보는 신현국 문경시장이 가까운 종친이다. 여기에 박인원 전 문경시장도 선거 막판에 지지 후보를 공개할 태세다.

특히 최근 환경부 장관 설이 나돌아 한껏 주가를 올린 신현국 시장의 경우 지난 17대 총선에서 전국구로 입후보한바 있어 차기 총선을 의식해 젊은 후보들의 당선을 견제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공천을 받지 못하더라도 무소속 출마 등 완주의사를 밝힌 후보는 신영국, 김수철, 홍성칠, 이한성 후보 등이며 문경출신은 신영국, 고재만, 채희영, 정건수, 전경수, 강대욱, 차갑진 후보, 예천출신은 김수철, 홍성칠, 장항석, 지주호 후보 등이다.

이한성 후보의 경우 출생지는 문경이나 예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탓에 문경보다는 예천에 지인들이 많다. 유권자는 문경이 약 6만 명, 예천이 4만 명으로 문경이 2만 명 정도가 더 많다.

고도현 기자 dhg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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