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살포혐의 조사후 잇따라 음독
12.19 재선거에 성공한 정한태 경북 청도군수에 대한 경찰 소환이 초 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6일 정 군수의 선거운동원 한명이 또다시 농약을 마시고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연이은 자살
6일 오전 8시30분께 경북 청도군 화양읍 동천리 양모(58·농업)씨의 복숭아 밭에서 양씨가 숨져 있는 것을 아들(31·청도군 청도읍)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아들 양씨는 "아버지가 쓰러져 발견된 과수원 주변에 드링크 병과 막걸리 병이 발견됐고 이들 병에서는 농약 냄새가 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양씨가 청도군수 재선거 당시 캠프에서 동책을 맡아 유권자들에게 금품을 살포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은 뒤 상당한 심적 부담을 토로했다"는 아들 양씨의 말에 따라 숨진 양씨가 심적 부담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으로 보고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재선거 전인 지난달 17일에는 유등리의 또다른 동책인 김모(52)씨가 자신의 집에서 극약을 마시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숨진 김씨는 청도군수 재선거에 출마한 모 후보를 위해 지역 유권자 10명에게 1인당 5만 원씩 50만 원을 제공한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았었다.
이 같이 청도군의 재선거로 인한 소용돌이가 선거운동원들의 연 이은 자살 등으로 더욱 거세지자 청도는 충격에 휩싸였다.
지역 일각에서는 "더 이상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책임있는 사람들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한태 청도군수 소환 초읽기
경북경찰청은 정 군수가 선거과정에서 사조직을 동원, 유권자들에게 금품을 뿌린 사실을 밝혀내고 수사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현재 경찰이 파악한 정 군수의 사조직은 수천 명이다. 경북경찰청 수사2계는 금품살포 증거를 확보, 정 군수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사조직 명단을 찾아내 관련자 전원을 소환, 조사를 벌여 혐의가 드러나면 사법처리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 군수 측 화양읍 동책 17명과 주민 25명에 대한 수사를 벌인 결과 금품살포 사실을 일부 확인했다.
또 청도읍 지역에서도 돈을 돌렸다는 제보를 입수해 주민 등 10명에 대한 수사를 벌였으며 다른 읍·면 지역 주민들도 선별적으로 조사키로 하는 등 수사를 청도 전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자금관리 담당 J씨(58)를 붙잡기 위해 전담반을 편성해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정 군수는 "이번 사건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구속된 사람도 캠프에서 공식적으로 활동한 인물이 아니다"고 모든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고도현 기자 dhg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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