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 존재하는 한 영원한 ‘화약고’
명단 존재하는 한 영원한 ‘화약고’
  • 김대현 
  • 입력 2007-01-17 09:51
  • 승인 2007.01.17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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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소재 G상호신용금고 인수 로비의혹 사건 수사 과정에서 김흥주 전 삼주산업 대표(전 그레이스백화점)가 권력기관 주요 인사들과 막강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소위 ‘45인회’로 불리는 친목모임에는 전·현직 국회의원, 검사, 판사, 감사원, 국정원, 청와대 소속 인물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요서울>은 검찰, 경찰, 국정원 등을 통해 파악된 45인의 명단을 단독 공개한다.


김대중 정부시절 막강한 인맥을 형성했던 김흥주(전 삼주산업 대표)씨 로비의혹 사건이 정치권을 비롯, 주요 권력기관의 심장부를 강타했다.

김씨는 지난 2001년 경기도 소재 G상호신용금고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감원, 감사원, 정치권 인사들의 비호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가로 김씨는 수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고위 공직자들에게 뿌려왔다.

특히, 김씨가 신용금고 인수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인사들이 ‘사랑을 실천하는 형제들의 모임’이라는 친목단체 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45명 정도로 구성된 이른바 ‘45인회’ 정회원과 준회원의 면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검찰과 정보기관에 따르면 45인회에는 전·현직 국회의원, 검사와 판사, 감사원, 국무총리실, 국정원, 보건복지부, 국세청, 탤런트 등 모든 권력기관의 유력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씨 사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 페이지 분량에 빼곡하게 적힌 45인의 명단이 있었는데, 폐기했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하지만, 관련 인사들의 실명이 대부분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 최고 권력기관인 금융감독원 김중회 부원장과 신상식 전광주지원장의 구속은 상당한 충격파를 던졌다. 대형 로비사건과는 거리가 멀 것 같았던 금감원의 썩은 환부를 그대로 노정시켰기 때문이다.

지난해 법조브로커 사건을 연상시킬 정도로 법조계 인사들이 대거 45인회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로 전직 검찰총장 A씨, 검사장급 K씨, M씨, L씨, 부장 검사급 L씨, C씨, H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원장급 K씨와 변호사 B씨도 구설수에 올랐다.

서부지검 김정기 차장은 45인회와 관련 “김흥주씨 입에서 나오는 인사들을 모두 조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거명’만으로 부를 수는 없고 혐의사실이 있다면 소환조사할 계획”이라고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45인회에 정치권도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한광옥 전의원을 비롯 전·현직 국회의원 K씨, L씨, B씨, P씨, M씨 또 다른 K씨 등이 김씨와 상당한 친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출신 인사로는 S씨, L씨, 유력 대권주자 친인척 등도 등장한다.

일부 의원은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감사원 소속 연루 의혹 대상에는 K씨, H씨, R씨 등이 검찰 안팎에서 실명으로 나돌고 있다. 이밖에도 국정원 K씨, 청와대 K씨, 국무총리실 N씨, 보건복지부 H씨, 전직 국세청 고위 관계자 L씨 등도 김씨와 직·간접적인 인연을 맺고 있다고 한다. ‘연예 권력’(?)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유명 탤런트 김 모씨를 비롯 K씨, C씨, R씨, 가수 L씨도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가 마무리 국면으로 치닫고 있지만, 유력 인사들이 대거 망라된 명단이 존재하는 한 김씨 관련 로비의혹 사건은 ‘화약고’로 남게 될 전망이다.

김대현  suv15@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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