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칼 만드는 왕손 이상선씨 노동부 기능전승자 선정
왕의 칼 만드는 왕손 이상선씨 노동부 기능전승자 선정
  • 고도현 
  • 입력 2007-09-30 11:45
  • 승인 2007.09.30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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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의 자손으로 30년 넘게 왕의 칼 사인검(四寅劍)을 비롯한 전통 검 만들기만을 고집해온 고려왕검연구소 이상선(53) 소장이 노동부 2007년도 전통야철도검 부문 기능전승자로 선정돼 그 맥을 이어가게 됐다.

충남 예산이 고향인 이 소장은 세종대왕의 맏형인 양녕대군 18대손으로 37년째 사인검 복원과 제작에 혼을 쏟고 있는 숨은 명장(名匠)이다.

최근에는 폐교된 경북 문경시 농암면 선암초등학교를 임대해 고려왕검연구소를 내고 작품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전통 사인검은 조선시대 왕들이 장식용이나 호신용으로 지녔던 검으로 호랑이해(寅年), 호랑이달(寅月), 호랑이날(寅日), 호랑이시(寅時)에 만들기 때문에 60년 만에 하나가 제작됐다는 귀한 검이다.

이 소장은“일본도가 죽이는 검이라면, 한국 전통검은 나라를 지키고 사람을 살리는 검"이라며 "특히 왕의 칼인 사인검은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신성함을 지닌 상징물”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의 이 같은 외길 인생은 신분서열을 따지는 사농공상의 구분이 엄격한 조선시대 같았다면 왕손으로서 불가능했을 일이다.

사인검은 현재 이 소장 등 소수의 장인만이 만들고 있으며 1자루를 만드는데 단조과정에서부터 상감을 넣고 날을 세우는 것까지 보름이 걸리는 등 어려운 작업이지만 이 소장은 지금까지 무려 1만여 자루를 제작해 왔다.

하지만, 이 소장은 지금까지 사인검을 만들면서 치안을 이유로 검의 소지를 금지하는 법에 따라 연구목적의 제작조차 일일이 경찰에 신고해야 했다.

이 때문에 몰래 만든 700개의 진검을 도둑맞았다가 뒤늦게 찾아 경찰의 자진 신고기간에 폐기처분을 하는 아픔도 겪었다.

이 소장은“그동안 전통 검에 대해 국가와 사회에서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번에 기능전승자로 선정돼 기쁘다”며“앞으로 전통 검 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오는 11월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주최하는 축하행사에서 기능전승자 흉장 및 명판을 수여받을 예정이다.

고도현  dhg@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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