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촬영장 때문에 춤추는 경북 문경시의회
KBS촬영장 때문에 춤추는 경북 문경시의회
  • 고도현 
  • 입력 2007-09-20 16:46
  • 승인 2007.09.20 16: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경시의회 오락가락

KBS 대왕세종 세트장, 상임위 예산삭감, 예결위는 하루 만에 번복 뒤통수, 특정인 입김 의혹제기


KBS 드라마‘대왕세종’세트장 건립비를 문경시가 전액 지원하는 것에 강력한 반대입장을 표명했던 경북 문경시의회가 상임위원회에서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으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명분 없이 하루 만에 번복, 삭감된 예산을 부활시켜 시 집행부의 입장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문경시의회는 20일 예결특위(위원장 김경호)를 열고 전날 총무위원회(위원장 안광일)에서 전액 삭감한 드라마 세트장 대왕 세종 지원예산 75억 원 중 1차 예산 30억 원을 어찌된 일인지 다시 심의, 원안대로 의결했다.

예결위에서도 삭감될 것으로 믿고만 있던 상임위 소속 시의원들은 이날 예상 못한(?) 이례적인 상황에 당황한 눈치가 역력했으며 일부 의원들은 특정인의 입김에 따라 소신 없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라며 진위 파악에 나선 반면 예결위 소속 의원들은 대부분 침묵을 지켰다.

문경시의회는 지난달 21일 전체 10명의 의원 가운데 7명이 서명을 한 성명서를 통해“문경시가 세트장 건립비 75억 원 전액을 부담하면서도 권리는 방송사 측이 갖는 것에 많은 시민들은 일방적인 ‘퍼주기’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며 “해당방송사도 일정 부분 부담해야 하며 재정자립도가 낮은 문경시의 열악한 재정상황과 드라마세트장의 사양화, 시급한 주민 숙원사업 등을 고려할 때 문경시가 관련예산 승인을 요청해 올 경우 승인하지 않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이처럼 문경시의회 의원들이 드라마 세트장 지원 여부를 놓고 KBS측의 양보 안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찬반양론으로 갈림에 따라 문경시의회는 21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세트장 지원예산 승인 여부를 최종 표결 처리할 방침이다.

하지만, 세트장 관련 예산이 승인될 경우 자신들이 시민들에게 공표한 내용을 명분 없이 번복해 스스로 의회 권위를 떨어뜨리고 집행부의 요구에 따라 춤을 추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문경시의회가 관련 예산을 부결시킬 경우 드라마 세트장 유치는 사실상 무산된다.

한편, 문경시는 세트장 건립비와 제작지원비는 이달 안에 20억 원, 연말까지 45억 원을 전액 현금으로 KBS측에 지급하고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KBS가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고도현  dhg@dailysu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