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내 교도소는 권위주의 시대인 지난 70~80년대만 하더라도 수용자들의 여름나기는‘곱 징역’으로 불릴 만큼 좁은 수용거실에서 고통이 컸던 것으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인권 교정’의 시대적 흐름에다 최첨단 시설을 갖춘 포항교도소는 각 수용거실 마다 선풍기를 가동하고 수용자들에게 매일 냉수욕을 허용하는 등 다양한 묘안 마련에 고심, 기부 받은 생수병으로‘얼음방망이(?)’를 만들게 됐다.
이를 위한‘재료’로서 교도소 측이 확보한 생수는 지난 7월 31일 교정협의회(회장 진외택) 천주교분과 소속 교정위원들이 기증한 350여만원 어치 1만 병.
관계자들은 생수병을 수용자취사장 냉장고에 냉동보관한 다음 7월 20일부터 700여명의 수용자에게 보름여 동안에 걸쳐 매일 한병씩 공급했다.
수용자들은 선풍기로도 감당할 수 없는 더위에 맞설 뜻 밖의 선물을 받자 생수병을 품에 안거나 머리에 얹는 등 교도소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냉기’를 만끽한 다음 얼음이 녹은 생수는 음용수로 마셨다.
또 이 같은 사실이 법무부 내부 통신망을 통해 알려지자 수원과 성동구치소, 분당과 강릉교도소 등 전국 4개 교정시설이 포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수용자들을 즐겁게 했다.
배명수 포항교도소장은“한 때의 잘못으로 갇힌 신세가 된 수용자들이 교정위원과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확인하면서 사회가 자신들에게 놓치지 않고 있는 관심을 확인하게 됐을 것”이라며 "인권 신장의 시대를 맞아 수용자들의 사회 복귀도 돕는 한편 징벌 효과도 높이는 시책 마련에 더욱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도현 dhg@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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