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객 발길에 신음하는 백두대간
등산객 발길에 신음하는 백두대간
  • 고도현 
  • 입력 2007-08-16 01:38
  • 승인 2007.08.16 0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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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들, 앞다퉈 "종주 산행" 나서

매년 수만명 거쳐가 자연훼손 심각


백두대간 종주 열풍으로 인해 우리나라 백두대간 전 구간 중 도상거리가 가장 긴 경북 문경지역의 자연 자원 훼손이 날로 심각해 져가고 있다.

지난 1980년대 산악인을 중심으로 시작된 백두대간 종주 탐사는 현재 일반화돼 서울 등 도시지역 모집산행의 주요 테마가 되고 있을 정도로, 많은 등산 마니아들이 찾고 있어 백두대간을 종주하지 않고는 산 꾼 명함을 내밀 수 없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백두대간은 기본이고, 호남 정맥이나 낙동정맥, 금북정맥 등 지맥을 차례로 섭렵하는 산꾼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문경에는 1천m이상 되는 산만도 8개 (문수봉 1천161m, 대미산 1천115m, 주흘산 1천106m, 운달산 1천97m, 황장산 1천77m, 문복대 1천74m, 백화산 1천63m, 조령산 1천26m)나 되고, 900m에서 1천 미터 급의 산은 희양산 (999m) 등 16개, 900m이하는 천주봉 등 42개에 달해 우리나라 백두대간 전 구간 중 도상거리가 가장 긴 110km 구간을 보유한 곳이어서 해마다 연인원 수만 명의 산꾼들이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등 관계당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국립공원 내 백두대간과 정맥구간의 무분별한 종주산행으로 인해 자연자원 파괴 및 훼손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자연생태계 보전과 탐방객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미개방 구간에 대해서는 출입을 금지하고 단속을 펴고 있으나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문경지역 경우도 월악산의 마역봉~부봉~하늘재 (8.0㎞) 구간과, 하늘재~포암산~마골치(3.2㎞) 구간 등 설악산, 오대산, 소백산, 속리산 등 5개 산 7개 구간 50.4km와 함께 미개방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 구간들을 살펴보면 등산로 주변의 식생 훼손은 물론, 등산로 대부분이 맨살이 드러날 정도로 깊게 패여 있고, 수목의 뿌리 노출로 인한 토사유출 등 매우 상태가 심각한 곳이 많고, 특히 산 정상부와 능선은 상당수 토양침식도 진행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은 지난해 경우 미개방구간 무단출입 등 위법행위에 대해 287건을 단속해 각각 50만 원씩의 과태료를 부과했으며 훼손된 구간에 대해서는 복원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야간에 산행이 이뤄지기 때문에 막을 방법이 없는데다 단속을 피하려 샛길을 이용해 오히려 자연훼손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부 산악인들은 오히려 "사전 예약제를 통해 신분이 확실한 등산객을 대상으로 정원을 정해 산행을 허락해야하며 자연보호를 위해 폐쇄한 구간은 해설사나 직원의 인솔하에 산행할 수 있도록 관계당국이 융통성을 발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등산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한 단속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도현  dhg@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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