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임금차별·사후관리 문제불러
비정규직법에 따른 차별 시정과 정규직 전환 등을 피하려는 사용주들이 직원 고용을 용역 업체로 떠넘기는 일이 공식화 되고 있다.
최근에는 생산업체, 호텔뿐 아니라 식당 주방 보조까지 용역업체 소속 직원들로 채워지고 있다.
대구 서구 A호텔의 경우, 올 초까지만 해도 직접 고용한 비정규직 직원들이 일을 했으나 노동법 등이 강화되면서 현재는 대구 C용역업체를 통해 고용한 직원들이 근무 중이다. 호텔 프런트까지 정규 호텔 소속 직원이 아니다.
수성구의 한 한정식 전문점에도 주방, 써빙 등 직원 10여 명은 모두 용역업체 직원들이다. 지난 3월부터 음식점 업주가 용역 업체와 계약해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서구 D레스토랑에서 저녁 시간 노래를 부르는 동남아계 가수들도 용역 업체 소속이다. 이들을 고용한 레스토랑은 동남아계 가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 용역업체와 분기 계약을 맺고 있다.
최근에 불거진 이랜드 그룹 유통업체의 노사 갈등도 뉴코아가 직접 고용한 비정규직이 맡아온 매장 계산 업무를 외부 용역업체에 넘기기로 하면서 발단이 됐다.
2007년 3월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전체에는 879만 명의 비정규직이 있다.
이중 파견, 용역 근로의 비중은 무려 4.8%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용역 근로와 파견 근로는 9만 명과 4만 명씩 각각 증가했다. 지역에도 지난해부터 분기별로 이런 용역 업체 소속 비정규직 직원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업종을 불문하고 지역의 많은 업체들이 용역 업체를 통한 간접고용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임금과 사후관리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용역 업체를 통해 간접 고용된 근로자들은 업체의 직접 고용 근로자와 비교해 똑같은 일을 해도 용역업체를 거치기 때문에 임금이 적다.
또 사용 업체와 고용 업체가 서로 달라 직원들의 각종 요구사항에 대해서 사용주가 불확실해 책임 소재를 따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최근 직원고용 용역화가 성행하고 있는 주원인이다.
강지명 대구 H인력파견 업체 과장은“지역 많은 업체들이 용역 업체를 통해 직원을 쓰고 있다.
하지만, 간접고용에 따른 근로자들의 피해 부분만 바라봐선 안된다. 지역 실업자들에게 용역 업체는 취업의 끈을 만들어주는 허브와 같은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도현 dhg@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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