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모욕 혐의 구속 잇따라
경찰관 모욕 혐의 구속 잇따라
  • 고도현 
  • 입력 2007-06-11 00:40
  • 승인 2007.06.11 0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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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만만히 봤다간 쇠고랑

취객 등의 횡포에 무방비로 시달리면서 회자됐던‘경찰은 동네 북’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이 머지않아 사라질 전망이다.
지난 4월 서울지방경찰청이 경찰관을 모욕하는 행위 등 경미한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원칙에 따라 처벌하라는 방침을 내린 이후 전국 각지에서‘경찰관을 모욕한 혐의’로 구속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대구 지역에서 욕설을 퍼부은 취객이 구속된 사례가 드문드문 발생했는데, 이번엔 경북 최초로 경찰관을 모욕한 혐의로 구속자가 발생했다.

포항남부경찰서는 지난 8일 지구대 경찰들에게 외모를 비하하는 말과 험한 욕설을 퍼부은 김모(29·포항시 구룡포읍·선원)씨를 모욕죄로 경북도내 최초로 구속했다.

해당 경찰관은“김씨가 폭행사건의 용의자로 연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반성은 커녕 근무 중인 경찰관들의 신체적 특징을 비하하고 욕설을 내뱉어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며“공권력 확립 차원에서 김씨를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 대구에서는 무전취식 혐의로 형사입건돼 벌금형을 선고받은 데 앙심을 품고, 무려 30번 가까이 경찰 지구대를 찾아와 욕설을 퍼부은 40대가 모욕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이처럼 경찰관을 만만히 봤다가 쇠고랑을 차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지만, 일선 경찰관들은 여전히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지구대에 근무하는 A경찰관은“법적으로 제재는 하고 있지만 취객에게 얻어맞고 민원인들에게 욕먹는 현실은 여전하다”며 “술에 관대하고 인정을 중시하는 사회분위기 때문에 아직도 원칙적 처벌은 못하는 형편”이라고 털어놨다.

이 같은 문제는 외근직 경찰관 대다수가 토로하는 문제로, 각종 현장에 출동해 싸움을 말리거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네가 뭔데”라는 식으로 밀치고 욕하기가 일쑤라는 것.

A 경찰관은 “경찰의 과잉대응 및 인격침해를 비판하는 여론도 있지만, 막무가내 횡포에 시달려 본 대다수 경찰관들은‘모욕죄 적용’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도현  dhg@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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