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바사의 여신은 대구를 선택했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지는 결국 대구시가 낙점 받았다. 당초 마지막까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여론이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대구시의 승리였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집행이사회는 27일 오후 9시(한국시간) 케냐 동부해안 관광도시 몸바사의 화이트샌즈 호텔 마쿠타노룸에서 2011, 2013년 세계육상 개최지를 결정, 잇따라 발표했다.
2013년 대회 개최지는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러시아 모스크바로 결정됐다.
대구의 이번 대회 유치로 우리나라는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불리는 하계올림픽, 월드컵축구, 세계육상을 모두 개최한 스포츠외교 강국의 반열에 올랐다.
3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유치한 나라는 이탈리아, 일본, 독일, 스웨덴, 스페인, 프랑스 등 6나라뿐이다.
대구시는 투표권을 행사한 집행이사 25명중 과반수 표를 획득해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IAAF 집행이사회는 각 도시가 몇 표를 얻었는지에 대한 투표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대구시는 최종 보고회에서 아시아 육상 저변 확대를 통한 대구 유치 당위성을 강력히 호소했다.
특히 후원사 지원과 인센티브를 포함, 경쟁도시들을 따돌리는 결정적 한방인‘히든카드’는 집행이사들의 마음을 굳히게 했다.
대회 기간 중 선수단과 임원에 무료 숙식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고 150만달러를 IAAF의 육상학교 프로그램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대구에서 국제육상 아카데미를 개최하면서 선수, 코치, 심판의 교육비용을 모두 부담하고 이를 위해 300만달러를 기본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확약하면서 IAAF의 공식 파트너 형태로 국내 특정기업을 후원사로 선정할 것임을 공약한 것.
최종보고회에 김명관 문화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박종근 국회유치특위 위원장,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황영조 선수 등이 참석해 지원사격을 한 점도 유치 결정에 도움이 됐다.
대구는 실사단 방문시 시민들의 높은 열기를 보여줘 좋은 점수를 받은데다 마지막 프리젠테이션에서 동양미와 첨단 인프라가 어우러진 대구의 준비 실태를 감동적으로 알려 막판 집행이사들의 표심을 움직였다.
이번 대구시의 유치 성공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치밀한 준비를 통한 홍보활동과 시민들의 열정, 경북도 등 인근 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지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여기다 시는 불모지 육상 붐 조성을 위해 2005년부터 매년 세계 유명 육상 스타를 초청, ‘국제육상경기대회’를 열어 육상경기에 대한 관심을 유도했다.
또 육상선수권대회와 관련한 학술 심포지엄을 여는 것은 물론‘대보름 달집태우기’등의 행사가 있을 때마다 육상대회 유치를 위한 기원 행사를 가진 것도 주효했다.
경북도와‘경기참관’서명운동을 벌여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 점은 IAAF 실사단의 평가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세계육상대회 유치는 그동안 아낌없는 열정을 보여준 시민들의 힘이다. 앞으로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 세계육상 대구유치를 기원하기 위해 거리응원을 펼친 시민들은 개최지 결정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환호했다.
시민들은 대회 유치로 한동안 경기침체로 인해 어두웠던 대구가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됐다며 크게 반겼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축제분위기를 흠뻑 만끽했다.
이날 유치 기원 달리기 행사에 참가한 대구시청마라톤클럽 정명섭 회장은 “이번 대회 유치가 자기부상열차 유치 등 많은 대구 발전과 시민화합의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면서 “김범일 시장이 말한 것처럼 올해가 ‘대운상승’의 해가 될 것 같아서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2011년 8월 27일부터 9월4일까지 9일간 대구월드컵 경기장을 비롯 보조경기장에서 세계 212개국 7천여명의 선수 임원 취재진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하게 된다.
지구촌 3대 스포츠 축제로 세계 60억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리는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국비 449억원과 후원금 93억, 입장권 128억, 기타 30억원등 총 7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세계 최대규모로 치러지게 됐다.
이대회를 통해 대구는 브랜드 가치 제고 및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를 마련할수 있을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지역산업 구조개선 및 스포츠산업과 연계한 발전계기를 마련해 대기업의 홍보활동은 물론 세계일류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될 것을 예상되고 있다.
고도현 dhg@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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