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내 입지 강화에 걸림돌 ‘노사 갈등’ 올해 안에 해결되나

올해 안에 노사 갈등 극적 해결 이뤄질 수도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광폭행보를 보이며 3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문재인 대통령 간담회에 참석하며 그룹 경영 일선임을 내세우고 대내적으로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 첫 의사봉을 잡아 이사선임 등 안건을 처리하고 있다. 특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수년간 공들여 따낸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간 태평양 노선의 조인트 벤처 협정의 공이 조 사장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여 그룹 내 입지는 계속 강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조 사장에게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아있다. ‘노사 갈등’ 등이 3세경영의 안정적인 안착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노사 갈등을 원만히 해결된다면 그룹 내 입지 강화는 물론 경영 일선에 선 그의 평가는 긍정적일 전망이다.
올해 1월 경영 전면에 선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광폭 행보에 나서며 한진그룹의 3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2월 발생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이후 대한항공은 조 회장 체제 아래 움직였지만 올해 1월 조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섰고, 그의 입지 강화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조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대한항공 55기 주주총회에서는 의장을 맡아 총회를 진행했으며, 대외적으로는 지난 7월에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한진그룹을 대표해 참석하는 등 자신의 존재감을 부상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미국 교통부는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간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에 대해 17일(현지시각) 승인했다. 양사는 조인트 벤처 협정에 따라 ▲태평양 노선에서 공동운항 확대 ▲공동 판매 및 마케팅 확대 ▲핵심 허브 공항에서의 시설 재배치 및 공유를 통해 일원화된 서비스 제공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수년간 공들여 온 노력의 결실이다. 조 회장의 ‘인맥’ 등이 이번 결정에 중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해석한다. 그러나 양사의 조인트벤처 시행의 공은 조 사장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국토교통부로부터 승인이 나 양사의 조인트벤처 운영이 본격화될 경우 수익성 개선, 매출 및 영업이익 증대로 이어져 조 사장의 그룹 내 입지는 더욱 공고하게 될 전망이다. 조인트벤처 시행을 통해 우리나라에 환승 여행객을 다수 유치할 경우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여행객 증가가 이뤄질 수 있고 이로 인해 대한상의 관광산업위원장인 조 사장의 입지가 확장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능력 입증에 총력
한진그룹 3세, 젊은 경영인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조 사장의 미래가 그리 밝지만은 않다. 대한항공과 조종사 노조의 관계 회복이 최우선 과제지만 도리어 임금협상 문제를 두고 노사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탓이다.
대한항공 측과 조종사 노조는 2015년부터 임금협상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으며, 아직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 올해를 넘기면 3년 이상 임금협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조종사 노조와 2017년 임금협상과 2016년 단체협약에서 잠정 합의를 이끌어 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소통 경영을 강조해 온 조 사장에게는 아픈 손가락이다.
저비용항공사(LCC)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지만 대형항공사(FSC)들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영업이익이 소폭 상승하거나 감소하는 등의 위기에 놓여 있어 노사 갈등 해결 이후 동반 위기 극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조 사장은 경영 일선에 선 첫해, 노사 갈등 해결을 통한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긍정적 전망 제기
극적으로 올해 안에 노사 갈등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조 사장은 조양호 회장이 보인 노사 갈등의 행보와는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조 회장은 조종사 노조와의 갈등에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 왔다. 대한항공과 노사 모두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노사 갈등이 심화된 것.
반면 조 사장은 취임 이후 첫 행보로 노조 사무실을 방문을 선택하는 등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젊은 경영인 조 사장은 취임 이후 ‘소통’ 경영을 강조해왔다. 실제 그는 지난 1월 11일 대한항공의 사장으로 취임한 직후인 1월 13일 대한항공 본사 및 인근에 위치한 조종사 노조를 포함한 3개 노동조합을 방문 했다. 조원태 사장은 취임 이후 공식석상에서 “(노조와) 대화를 하다 보면 중간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자주 만날 것이고,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노조 소속 부기장 14명에 대한 기장 승격 심의를 통과시키는 등 조 회장과 노사갈등 합의점을 금방 찾을 수 있을 거라는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조 사장에게 아직 풀어야할 숙제로 남은 ‘노사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면 3세경영의 안정적인 안착은 물론 그룹 내 입지 강화 등 경영 일선에 선 그의 평가가 긍정적일 전망이다.
한편 조원태 사장은 1976년 1월 서울 생으로 미국 마리안고등학교와 인하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왔으며,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3년 한진정보통신으로 한진그룹에 입사한 이후 2004년 대한항공으로 경영전략본부 경영기획팀 부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한항공에서는 경영기획, 화물영업, 여객사업을 맡으며 역량을 보여 왔다. 올해는 한진칼, 진에어, 한국공항, 유니컨버스, 한진정보통신 등 5개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대한항공 경영에만 집중하고 있다.
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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