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연쇄 산불방화범 검거
경북 연쇄 산불방화범 검거
  • 고도현 
  • 입력 2007-03-14 01:58
  • 승인 2007.03.14 0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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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방화에 속절없이 당했다.

<한밤 차 몰고 다니며 불붙은 화장지 야산으로 ‘휙’>


경북지역 연쇄산불 방화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방화범은 산불진화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 대표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 영천경찰서는 13일 산불진화용품 제조업자인 이모(43)씨를 산림방화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포항, 구미, 영천, 칠곡지역을 돌아다니며 차안에서 화장지에 불을 붙여 야산에 던지는 수법으로 총 6차례에 걸쳐 방화한 혐의다.

방화시간은 대부분 저녁 8시~새벽 2시 사이. 국도 또는 지방도에 차량운행이 비교적 적은 심야시간을 이용했다.

현장검증 결과 이씨는 도로와 인접한 야산 옆에 차량을 세운 후 마구잡이로 불붙은 화장지를 던져 산불을 내 야간 산불예방 시스템을 무력화시켰다.

현재 경북도내 야간 산불예방은 단순 순찰활동에 의존하고 있다. 각 시군별로 단속반을 구성, 육안으로 확인하는 일이 전부다. 때문에 이번 방화범처럼 무차별로 산불을 낸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

경찰조사결과 이씨는 산불 진화용품을 제조, 판매하다 2005년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탈세혐의 등으로 총 1억8천여만원을 징수 당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씨는 자신이 생산하는 산불 진화용품을 더 많이 팔 수 있을 것 같아 불을 냈다고 말해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이씨의 방화수법으로 미뤄 추가 범행사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추궁하고 있다


▲연쇄 산불방화범 신속 검거는 공조·과학수사의 힘

<영천 지방도로 CCTV서 차량번호 포착..구미 신고 번호와 동일한 사실 밝혀내>

지난 10일 영천 산불 발생 이틀만에 범인을 검거한 것에 대해 경찰 내에서도 스스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최근 경북지역에 방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자 일찌감치 각 서별로 5~7명 구성된 수사전담반을 꾸렸다.

물론 실시간으로 철저한 공조수사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영천경찰서에 유력한 방화용의자 이모(43)씨는 최초 범행을 부인했다.

경찰은 지난 10일 오후 9시께 포항 북구 기계면 부근에 산불이 2차례 잇따라 발생한 직후 영천 신기동 지방도로 CCTV에 그의 차량 번호가 찍힌 점을 포착했지만, 그것만으로 자백을 받기 어려웠던 것.

하지만 경찰의 공조수사는 여기서 기지를 발휘했다. 지난 2월 23일 구미 옥성면에서 발생한 산불 후 제보자에 의해 이씨의 차량번호가 구미 경찰서에 신고 됐었고, 경찰은 두 차량번호가 동일한 점을 들어 그를 집중 추궁한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관계자는“방화수법과 여러 정황을 볼 때 인근 산불 8건도 이씨의 방화로 보인다”면서 “추가 범행사실을 밝혀내기 위해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도현  dhg@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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