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무는 포스코 하도급 갈등
꼬리무는 포스코 하도급 갈등
  • 고도현 
  • 입력 2007-03-03 17:07
  • 승인 2007.03.03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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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무는 포스코 하도급 갈등 - 실태와 문제점>

<일방적 공사비 감액도 모자라 금품까지 요구..지급보증서도 없이 공사…대금 지급마저 미뤄
도산 위기 하청사 “포스코가 나서 주오” 호소>

지난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포스코 건설현장이 노-사 갈등에서 원청, 하청사 간의 사-사 갈등으로 또 다시 약한 고리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일 포항의 한 전문건설사 측이 폭로한 한 대기업의 불공정 하도급 횡포 사례는 건설노조 사태에 이어지면서 상당한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의혹의 장본인이 파업의 와중에 파이넥스 공장 시공사로 변경돼 관심을 모은 기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경기도 성남에 본사를 둔 서희건설은 포항제철 공채 2기 출신인 이봉관(61)서희그룹 회장의 계열사로서 이 회장은 지난 3월31일 현재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의 철강운송협력사인 유성T&S와 서희이엔비 등 7개 법인을 소유하고 있다.

또 계열사에 지난 3월 현재 전직 포스코 출신 임원과 포항항운노조 간부, 부산세관 출신 관료 등을 주요 임원으로 포진시켜 놓은 가운데 서희건설은 매출액 5천921억7천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서희건설은 건설노조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포스코가 포스코건설을 퇴출시키고 공사비 400억원 규모의 파이넥스 공장 시공을 맡기면서 동양종합건설 등과 함께 포스코 공사에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처럼 포스코와의 단단한 결속을 바탕으로 급성장을 거듭해온 이 회사 대표를 상대로 도산 상태와 진배 없는 포항의 한 하청사 대표가 밀린 공사비 1억2천만원을 내놓으라는 호소와 함께 검찰에 불공정 하도급 횡포를 폭로하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과 다름 없는 형국에 처한 회사 대표 이모(49)씨가 주장하는 서희 측 횡포의 핵심은 일방적인 공사비 감액과 늑장 지급, 금품 요구 및 지급 피해로 요약되며 포스코도 감사실을 중심으로 축소 은폐 의혹이 있다는 것.

이 씨 측 폭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003년 10월께 서희 측과 하도급 계약 이후 22건의 토목공사를 거의 대부분 야간공사로 수행했지만 일부는 계약서도 없는데다 계약이행계약서를 제출한 뒤 받는 지급보증서도 없이 불공정 하도급에 시달렸다.

서희 측 임원은 부당감액의 불씨가 되는 이 같은 횡포에 대한 이 씨의 반발에 대해 포스텍 등 타 공사현장 참여를 무마용으로 제공했으나 이마저 지키지 않았으며 오히려 각종 부담을 전가했다.

일례로 지난 2004년 서희 측 임원의 요구로 경주시 강동면의 한 불우이웃 집 고쳐 주기에 장비와 인원을 투입했지만 ‘부역’이라는 명목으로 공사비를 한푼도 못 받았다.

또 2005년 6월 회장의 인척에게 공사 수주를 조건으로 3천만원을 요구받는가 하면 다른 간부 들에게 수백만원씩을 여러 차례 제공하고 한 현장소장의 요구에 마지못해 100만원 상당의 디지털카메라를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 분야에 20년 째인 이 씨에게는 현재 체임과 장비사용료에 대한 압류가 줄줄이 진행돼 올 한해를 법원에 거의 살다시피 했으며 회사는 일감이 끊긴지 오래다.

이 씨는 “협력업체를 쥐어짜는 포스코의 건설 협력사가 있는 한 포항경제와 전문건설사는 희망이 없다”면서 “서희건설의 횡포를 포스코가 나서서 해결해 윤리경영 실천의지를 보여 줄 것”을 호소했다.

<2006.12.24>

고도현  dhg@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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