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 경북 일대에서 다리 이름을 적은 동판을 훔쳐가는 사건이 발생한 뒤 6개월이 넘도록 다리가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다.
교량 명판 절도 사건이 발생한 것은 올해 3~4월께.
당시 포항을 비롯해 문경, 영주 등 경북 일대에서 순식간에 다리 명판이 사라진 데 이어 경남과 충북에서도 비슷한 절도 사건이 잇따랐다.
건설교통부가 4월말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국의 다리 명판 754개와 설명판 980개가 도난당해 4억3천4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교량 명판은 구리가 70% 정도여서 고철보다 15배 가량 비싸게 거래되지만 시공비 절감을 위해 접착제로 부착돼 있어 떼어내기 쉬운 탓에 절도범들의 표적이 돼 왔다.
절도가 잇따르자 경찰은 수사에 나서 봉화경찰서가 4월13일 다리에 붙은 명판을 뜯어내 훔친 혐의로 2명을 붙잡았다.
그러나 교명판 도난 사건이 발생한 지 6개월이 넘도록 다리 명판은 복구되지 않고 있다.
문경 진남교 등지에서는 명판이 뜯어져 나간 채 어떤 다리인지 이름을 알기 힘든 다리가 곳곳에 널려 있다.
운전자 고모(38)씨는 "다리 명판이 훼손된 지가 언제인데 아직까지 방치되고 있는 걸 보면 답답하다"고 말했다.
다리 명판 관리를 담당하는 영주국도유지건설사무소 유영기씨는 "당시 도난당한 교명판의 70%를 찾았다"며 "찾은 교명판은 다시 붙이도록 하고, 나머지는 동판으로 제작할 지 대리석으로 제작할 지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2006.11.08>
고도현 dhgo@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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