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전대 개최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통합신당 창당을 주장하는 신주류와 리모델링을 주장하는 구주류간의 세 대결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전대 개최가 대세라고 볼 때 세 결집 여부에 따라 향후 민주당의 진로 및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도 좌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민주당의 신당문제와 향후 진로가 8월말 임시 전당대회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들의 성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구주류는 모두 승리를 자신하면서 대의원 표심 및 판세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민주당 대의원은 모두 1만4,814명(지난해 4월27일 전당대회 기준)으로 사고지구당(59개)에서 선출하는 대의원 등을 제외하면 현재 1만1,800여명으로 추정된다.168개 지구당에서 선출하는 대의원(평균 40명)은 전체 대의원의 절반이 넘는 6,800여명이고, 통합신당론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영남출신(2,900여명)이 호남출신(1,900여명)보다 많다. 중앙당 당직자는 2,400여명이고,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은 1,200여명이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이들 대의원들의 표심 향배를 예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들은 지구당 대의원의 경우 원내외 지구당위원장 성향과 비슷한 표심을 나타낼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따라서 <일요서울>은 최근 중도파 핵심의원측이 작성한 ‘신당관련 세력 분포도’를 중심으로 전대 결과를 예상해 봤다.이 문건에는 민주당 소속 현역의원 100명(구속중인 김방림 의원 제외)의 성향이 순수신당파, 중도파, 당 사수파 등 3가지로 분류되어 있다.순수신당파에는 신당추진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김원기 고문과 정대철 대표를 비롯한 이강래 이상수 이해찬 임채정 정동채 천정배 정동영 남궁석 신기남 이미경 이재정 장영달 정세균 허운나 김성호 의원 등 모두 25명이 포함됐다.
중도파는 △신당추진 모임에도 참여하고 ‘분열없는 통합신당’에도 서명한 의원이 29명 △‘분열없는 통합신당’에만 서명한 의원이 23명 △범 중도그룹 5명 등 모두 57명이다.당 사수파는 △민주당의 정통성을 지키는 모임에 소속된 의원 14명 △‘분열없는 통합신당’에 서명한 전갑길 최영희 의원 △모임에 가입하지 않은 한화갑 김홍일 의원 등 모두 18명이다.문건에 적시된 세력분포도에 따르면 순수신당파 : 중도파 : 당 사수파의 비율은 25 : 57 : 18 이다. 중도파의 향배가 대세를 가를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따라서 신·구주류측은 이들 중도파 의원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한편 본격적인 대의원 표심잡기에 나서고 있다.통합신당론을 주장하고 있는 신당파는 6일 인천에서 개최된 신당강연회를 시작으로 대의원 표심잡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들 신당파는 대다수 지구당위원장이 통합신당론을 지지하기 때문에 지구당 선출대의원 70%이상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중앙당 당직자들에겐 다소 열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들에겐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박상천 최고위원과 정균환 원내총무 등이 이끄는 당 사수파는 ‘민주당 정통성을 지키는 모임’을 결성해 민주당 해체에 반대하는 대신 민주당을 내부개혁하고 외부 인사를 대거 영입하는 리모델링을 주장하고 있다.이들 당 사수파도 대의원에 대한 접촉을 대폭 강화하면서 신당불가론과 리모델링의 불가피성을 설파하고 있다.
당 사수파는 지구당 선출 대의원들의 경우 지구당위원장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적게 미치고, 전통적 지지세력이 많아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또 조직적으로 신당창당을 반대해 온 중앙당 당직자들에게 몰표를 기대하고 있고,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도 대부분 호남지역에 몰려 있다는 점을 들어 우위를 기대하는 눈치다.하지만 민주당 관계자들은 양측의 표심 분석이 정확히 적중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거와 달리 현역 의원과 지구당위원장들의 대의원 장악력이 현저히 약화되어 있고, 오랫동안 민주당에 적을 두고 활동해 온 호남 출신들이 대의원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역 의원들의 성향만으로는 대의원들의 표심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여기에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도파 의원들중 아직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의원들도 적지 않아 이들의 선택에 따라 세력분포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구주류측이 중도파 의원들 포섭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홍성철 anderia10@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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