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 회남재 숲길 걷기 1만 2000명…가을장터 5000명 찾아 가을 만끽
[일요서울ㅣ하동 이도균 기자] 지난 주말 알프스 하동에서 열린 2개의 가을축제에 1만 7000여명의 관광객이 찾아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했다.
지리산 회남재 숲길은 조선중기 선비 남명(南冥) 조식(1501∼1572) 선생이 지리산의 명승지를 주유하다 이곳에 올라 되돌아갔다 해서 이름 붙여진 회남(回南)재.

수백 년간 깎기고 시달렸지만 빼어난 형세를 그대로 간직한 이 길에 지난 주말 전국에서 모여든 수많은 트레커가 남명 선생의 흔적을 따라 아름다운 가을의 풍광에 흠뻑 젖었다.
첫해인 2014년 3000여명에 그쳤다가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 8100명에 이어 올해는 1만 2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숲길 걷기 명소로서의 위상을 확인했다.
행사는 이날 오전 11시 삼성궁 초입의 주무대에서 하동홍보대사 변우민·신은하가 참석한 가운데 가야금 병창, 어쿠스틱 밴드의 7080 라이브, 트로트 걸그룹 오로라 공연 등의 식전 프로그램으로 막을 올렸다.

걷기는 개막 행사장인 삼성궁을 출발해 회남정, 악양면 등촌 청학선사에 이르는 편도 10㎞, 삼성궁∼회남정∼묵계초등학교 편도 10㎞, 삼성궁∼회남정∼삼성궁 왕복 12㎞ 등 3개 코스에서 진행됐다.
부모와 함께 온 아이에서부터 친구, 연인, 외국인,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멋을 부린 참가자들은 새소리·바람소리를 들으며 때론 황토길을, 때론 낙엽을 밟으며 자연과 하나 되는 기쁨을 누렸다.
경사진 오르막길을 걸어 2.4㎞ 구간에 이르러서는 현악 4중주의 아름다운 선율에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발길을 재촉해 정상 회남정에 도착해서는 어쿠스틱 기타밴드의 공연 속에 흐르는 땀을 식혔다.
특히 회남정에서는 멀리 섬진강과 소설 '토지'의 무대 평사리 황금들판이 한 눈에 들어와 감탄을 자아냈으며, 알프스 하동의 절경을 감상한 참가자들은 이내 내리막길의 도착지점까기 가벼운 발걸음을 이어갔다.
이날 행사에서는 갈증을 해소해 주는 녹차 무료 시음을 비롯해 농특산물 시식, 풍선아트, 페이스페인팅, 마사토 맨발걷기, 완주기념 퍼포먼스 같은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돼 즐거움을 더했다.

주말·휴일 이틀에 걸쳐 열린 가을장터는 시장통 주무대를 중심으로 싸고 질 높은 농산물직거래장터, 사회적기업 홍보관, 가을특산물 프리마켓, 먹거리장터로 구성·운영됐다.

사회적기업 홍보관에는 에코맘의 산골이유식이 자체 생산한 이유식·죽 등 다양한 제품을 전시·판매해 아이 엄마들의 발길을 붙잡았으며, 섬진강 명물 재첩과 군밤을 싸게 파는 프리마켓도 인기를 끌었다.
축제장에서 빠질 수 없는 먹거리 장터에는 전통시장에서 맛볼 수 있는 부침개·떡볶이·순대·호떡 같은 다양한 추억의 먹거리가 선보여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그리고 장터 주무대에서는 첫날 신비의 퓨전국악 공연을 시작으로 LED 댄스, 한길·황혜림 등 지역가수 공연, 트로트 걸그룹 오르라와 인기가수 배일호의 축하공연이 이어져 즐거움을 선사했다.

덤으로 밤 굽기, 페이스페인팅, 소원등 만들기, 캐리커처, 캘리그라피 등 가족·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마련돼 즐거움을 줬다.
이틀간 열린 가을장터에는 국내·외에서 5000여명의 소비자가 찾아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물론 농·수·특산물 판매 등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됐다.
경남 이도균 기자 news2580@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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