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꾼에서 시인으로…
장사꾼에서 시인으로…
  • 고도현 객원 
  • 입력 2006-02-14 09:00
  • 승인 2006.02.14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 문경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엄재국(44·사진) 시인이 자신의 일상 경험을 담은 첫 시집을 펴냈다. ‘정비공장 장미꽃’이란 제목의 이 시집은 엄재국이 지난 200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이후에 쓴 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본격적인 시작활동에 나선 엄씨의 감정이 진솔하게 그려져 있다. 총 4부 124쪽으로 나뉘어져 있는 이 시집은 ‘절정’, ‘마흔넘어 임신한 여자’, ‘구멍’, ‘정비공장 장미꽃’, ‘폐광촌’, ‘교대근무’ 등 56편의 작품이 실렸다.

문학평론가 장석주씨와 송찬호 시인은 “엄재국의 시들은 깊고 어두운 저탄층의 언어”라며 “ 시의 형식에 대해 고민하는 자의식이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그 대신에 삶에 대한 비의들이 자연의 다양한 계기들을 통해 식물과 광물의 이미지가 혼용된 절묘한 시구로 표현된다”고 이번 시집을 통해 밝히고 있다.“지난밤/몇 잔 소주에 눈 풀려진 정비공 하나/휘청거리는 걸음으로 점심 먹으러 간다/자동차 하체가 내려놓은/정오의 골목을 돌아 밥집에 앉아 있다/수저로 입을 죄고 국물로 목을 풀고 있다”(‘정비공장 장미꽃’ 중)거나 “너를 펴주마//달구어진 몸으로 일생을 배밀이하는 내 생의 온전한 첫걸음으로”(‘다리미’ 중)라는 대목에서 보듯 일상의 노동과 체험을 서정적 시어로 다듬어낸 시들이 실려 있다. *도서출판 애지. 124쪽. 8천원. 전화=(042) 637-9942. 엄재국 시인= 011-533-1008

고도현 객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