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으로 도배한 74평 ‘아방궁’
명품으로 도배한 74평 ‘아방궁’
  • 김은숙 
  • 입력 2003-07-31 09:00
  • 승인 2003.07.3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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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침실에 벽걸이형TV … 이탈리아산 등 수제양복만 30벌발렌타인 30년산 등 희귀양주 2백여병 … 고가 시계 등 수두룩 굿시티 계약자협의회에 의해 전격 공개된 굿모닝시티 윤창렬(구속) 대표의 집은 그야말로 초호화판 ‘아방궁’이었다. 협의회측은 외제명품들과 고급양주들로 가득찬 윤씨의 집을 보며 분노를 금치 못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윤씨의 집은 74평 규모의 호화빌라. 지난해 3월 5억4천만원에 산 것으로 확인됐다.윤씨의 집 거실과 침실에는 시가 1천5백만원에 달하는 벽걸이형 TV가 걸려있었고, 거실 진열장에는주류백화점을 방불케하는 2백30여병에 달하는 양주가 전시돼 있었다. 발렌타인 30년산은 물론이고 고급위스키와 꼬냑, 보드카 등 고급 양주 70여병과 와인 30여병, 중국한 죽순주, 평양소주 등 2백30여병 등 술이 가득했다. 같은 종류의 술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윤씨가 양주 수집을 취미로 가졌음을 알수 있는 대목이다. 양주종류로만 보면 웬만한 주류백화점 수준. 보기드문 양주들이 즐비하게 진열돼 있었다. 최하 1백만원을 호가하는 양주들이고, 일부는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술도 포함돼 있었다. 진열장의 고급양주는 놀라움의 일부 일뿐. 옷장에는 영국, 이탈리아 등의 수제양복 30여벌을 비롯한 와이셔츠 등 고급 양복 1백50여벌과 이탈리아산 구치 등 고급 와이셔츠 1백여벌. 고급 지갑, 벨트 수십개가 있었다. 또 아직 개봉하지 않은 선글라스 20여개가 고스란히 박스째 발견됐다. 모두 수백만원에 달하는 외국 명문인 것으로 보였다. 아직 채 입지도 않은 양복과 와이셔츠, 박스조차 열지 않은 선글라스, 수백만원대를 호가하는 시계와 벨트 등을 환산하면 억대가 넘어갈 것으로 추산됐다.

서민들로선 평생에 한번 마셔보기도, 입어보기도, 써보기도 힘든 희귀명품들로만 가득 채워져 있었다.또 거실 한켠에는 선물용으로 보이는 한국화 액자 10여개가 포장된 채 있었고, 일부 정치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여러장 발견됐다. 협의회측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4천7백만원에 달하는 그의 보험증서. 노후를 대비해 가입한 개인연금보험 등 개인보험서류만도 47개에 이르고, 매달 나가는 보험료만 대략 4천7백만원선인 것으로 밝혀져 협의회측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협의회측 한 관계자는 “우리의 피땀어린 돈으로 이렇게 호의호식했다”고 분노하면서 “차라리 집을 안 보는 게 낫겠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특히 서재에서 발견된 지난 90년 단돈 2만3천원의 자본금으로 자동차관리 서비스 대행업체인 ‘트리피아’를 창업해 그해 1천5백억원의 폭발적 매출을 올려 ‘벼락부자’가 됐다가 그 직후 사기 등 혐의로 구속돼 6년3개월간 수감생활을 했었던 차지혁씨의 자서전 <청년 차지혁, 그 꿈과 야망은 녹슬지 않는다>가 꽂혀 있어서 눈길을 모았다.

이 책은 차씨가 윤씨에게 기증한 것으로 보였다. 책의 안쪽 표지에 차씨가 직접 쓴 글귀로 보이는 “천하제일 화공(花工)도 만화(萬花)의 씨앗을 갖지 못하면 천리마의 야생기질을 화폭에 담지 못한다. 시대의 부름을 받은 장수여, 불세출의 창조적 행보로 전인미답 비즈니스 신지도에 화룡점정 행적을 찍을 수 있는 화공이 되어주소서”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협의회측은 윤씨의 차와 자택을 모두 처분해 상가 건립비로 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서 윤씨 누나측과 구두합의를 봤다는 게 협의회측 주장. 하지만 윤씨측 누나는 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측은 “우리의 분양대금으로 호화주택과 물품들을 구입했으니 이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라고 주장하면서 “윤씨 소유의 모든 재산을 상가건립비에 보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은숙  iope7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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