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세 끼 식사를 챙기고 대소변을 받아내는 것은 기본이고, 언제 어디로 노모가 가출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마음놓고 일을 나갈 수도 없었다. 김씨의 불규칙한 출퇴근으로 일자리는 금세 끊겼고, 수입이 없다 보니 경제적 어려움이 뒤따른 것은 당연지사. 김씨의 인내심도 마침내 바닥을 보였다. 어머니를 편안하게 봉양할 수 있는 경제적 형편도 못 되었기에 차라리 ‘현대판 고려장’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씨는 지난 10일 오후 영도구 자신의 집에서 어머니에게 “병원에 간다”고 속여 택시를 함께 타고 부산 침례병원 앞에 도착한 뒤 혼자 집으로 돌아와 버렸다. 경찰은 지문 감식으로 노모의 신원을 밝혀낸 뒤 11일 만에 아들 김씨를 찾아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병원 앞에 모셔다 놓으면 병원이나 사회복지기관에서 잘 돌봐 줄 것으로 생각했다”며 뒤늦게 고개를 떨구었다.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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