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순 원장의 한의학 이야기] 파킨슨 병, 한·양방 병행치료로 두 배 효과
[김형순 원장의 한의학 이야기] 파킨슨 병, 한·양방 병행치료로 두 배 효과
  • 정리=김정아 기자
  • 입력 2017-09-25 14:28
  • 승인 2017.09.25 14:28
  • 호수 1221
  • 6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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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 이후 고도의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식생활 개선, 건강보건에 대한 의식의 변화 등으로 인간의 평균수명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문명의 이기와 더불어 과거에는 발견하기 힘들었거나 나타나는 빈도수가 적었던 질환들이 우리 생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파킨슨병 역시 그러한 질병 중 하나다. 특히 생명에 위협이 되지는 않지만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현재진행형 질환이다. 그러나 확실한 치료법이 없다는 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질병 중 하나다.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은 뇌의 흑색질 이라는 부위가 파괴되면서 신경전달물질 중의 하나인 도파민(dopamine)이 부족하게 되어 진전(tremor), 강직(rigidity), 운동완서(bradykinesia)등의 주요 증상이 생기는 신경계 퇴행성 질환 중의 하나다.

이 질환은 1817년 제임스 파킨슨이라는 영국의 의사가 처음 기술하여 파킨슨병이라고 불린다. 그 원인은 감염설, 면역이상설, 유전설 등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대개는 40대 이후에 발생하며 또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그 발병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평균수명이 늘어감에 따라 그 환자 수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파킨슨병의 임상적 특징은 크게 운동성 증상과 비운동성 증상으로 구분한다. 운동 증상은 서동, 진전, 강직, 자세 불안정 등이고, 비운동성 증상은 자율신경장애, 수면장애, 감각 이상, 불안, 우울 등의 정신증이 대표적이다. 파킨슨병은 발병 후 매우 느리게 증상이 진행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은 언제부터 증상이 시작하였는지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연구결과에 의하면 흑질 신경세포의 약 80% 이상이 파괴되었을 때부터 안정시 진전, 서동증, 근육 경직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발병 초기에는 운동장애와 같은 주증상이 없이 감각장애, 통증, 우울감 등의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므로 초기 진단에 어려움이 많다. 임상경험상 환자분들은 손의 진전을 처음 느끼고, 보행시 불편감 때문에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단순히 피로 때문인지, 디스크등 근육계 질환인지 감별이 쉽지 않기 때문에 다른 질환으로 치료 후 호전이 없거나 진행했을 경우 의심하기 때문에 초기진단 및 치료 시기가 늦춰지는 경향이 있다. 

국내 파킨슨병 유병률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의 유병률은 의료이용기록을 기준으로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할때 10만명 당 27.83명, 60세 이상자에서는 10만 명당 165.9명 이었다. 파칸슨병 진료를 받은 실인원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총 진료비 또한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여 2002년과 2007년을 비교할 때 3.7배 이상이 증가했다. 한국사회는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환자 수가 더욱 늘어나 2050년에는 약 28만명 정도까지 증가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파킨슨병의 치료 원칙은 치료의 부작용을 완화시켜 환자가 지속적으로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다. 아직까지 확실한 치료방법이 없기 때문에 증상완화에 초점을 맞춘 치료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인 파킨슨병의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이루어 진다. 최근에는 신경세포 이식 치료법도 사용되고 있다. 주된 약물로는 레보도파(Levodopa)가 사용되고 있으나 약물 반응이 일정하지 않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치료효과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되고 약물에 의한 과항진등의 부작용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다. 수술요법 역시 아직까지는 확실한 치료법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미국과 영국에서는 파킨슨병 환자의 약 40%가 약물치료를 보완할 수 있는 치료를 적어도 한가지 이상 이용하고 있다. 이에는 비타민과 같은 건강보조식품과 마사지 외에 대체보완의학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의학의 역대 문헌을 살펴보면 진전(震顫) 치, 경, 계종, 련, 중풍 등의 용어로 기술하였으며 주로 간신음허(肝腎陰虛), 기혈양허(氣血兩虛), 담열내조(痰熱內阻), 기체혈어(氣滯血瘀)등의 병리로 인식했다.

 각 원인에 따라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천마구등음(天麻구藤飮), 통규활혈탕(通竅活血湯), 혈부축어탕(血府逐瘀湯), 열다한소탕(熱多寒少湯), 지황백호탕(地黃白虎湯)등 다양한 처방을 사용하여 내과적인 원인을 제거하고 백회, 풍지등 여러 혈자리를 이용하여 침구치료를 함으로써 증상의 완화와 치료에 이용해 왔다. 현재 한의계에서는 파킨슨병에 대한 한방 치료의 효과를 입증하려는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며, 체질에 따른 치료가 파킨슨병에 큰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파킨슨병은 손의 진전과 보행 시의 어려움으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이 있다. 특히 현재까지 뚜렷한 원인과 치료방법이 없다는 점 때문에 많은 환자분들이 힘들어하고 불안해 하는 질병이다. 이 질환도 다른 질환과 같이 환자의 증상완화로 인해 삶의 질을 높이는 차원에서도 한의학과 양의학의 병행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질환이다. 양의학 치료로 부족한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거나 흑색질의 파괴를 늦추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고, 한의학으로 진전, 보행 장애등의 증상을 완화하고 전신적인 면역력 강화 등을 통해 질병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면 많은 환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참보인 한의원 원장>

정리=김정아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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