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산성은 삼국통일의 기초…학계 관심고조
고모산성은 삼국통일의 기초…학계 관심고조
  • 문경=고도현 객원 
  • 입력 2005-05-04 09:00
  • 승인 2005.05.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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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시 마성면 고모산성이 5세기 후반 무렵 신라가 한강 일대로 진출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축조돼 삼국통일의 기초가 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학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중원문화재연구원(원장 차용걸 충북대 역사교육과 교수)에 따르면 최근 실시한 고모산성 발굴작업에서 서문지와 남문지의 축조시설이 확인 됐으며 일대 수구부와 남동곡성에 대한 조사에서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거의 완벽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배수로와 수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고모산성의 가장 낮은 지점을 통과하는 서문터에서 3.8m 간격으로 설치된 배수로 2곳은 성 안쪽의 물을 바깥으로 빼내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수로 전체의 길이는 10.8m, 기울기는 13도로 측정됐다.

분명하게 드러난 성문터 2개소와 반원형 곡성이 5세기 후반의 양식이며, 성문 안쪽 벽 주변에서 전투용 돌무더기가 두 군데 발견되기도 해 고모산성의 시설은 군사기지의 용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성벽을 관통하는 수구는 배수로보다 높게 설치돼 있어 물의 양을 조절했으며 배수로 주변에는 저수시설이 한눈에 보여 상당한 군사가 주둔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중원문화재연구원은 또 “이를 종합하면 당초 2세기경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고모산성은 ‘삼국사기’의 문헌에 보이는 보은의 삼년 산성과 축조 방법이 비슷할 뿐 아니라 인근의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이 5세기 때 것인 것으로 미루어 삼년 산성과 축조시기가 비슷한 470년 전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인근에서 발견된 고분군 30기는 고모산성을 축조하다가 사망한 사람들의 고분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이곳에서는 발형토기, 대부장경호(긴목항아리), 철겸(낫 종류) 등 50여 점의 당시 유물이 같은날 출토되기도 했다.먼저 고분 가운데 지상식으로 축조된 2호 고분은 봉토 유실을 막기 위해 즙석(葺石)을 봉분 주위에 쌓은 것이 특징으로 상주 함창읍 신흥리 고분 등과 함께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봉토가 남아 있던 5개의 고분은 모두 도굴 흔적이 있었으며 이들 주위에는 수혈식 석곽묘, 횡구식 석곽묘, 횡구식 석실분 등이 다양한 형태로 출토돼 경북 북부지역 고분군의 편년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발굴팀은 특히 이 산성이 그동안 위치가 불분명했던 충주 중원고구려비에 나오는 고모루성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고모산성 일대를 포함한 중원지역은 교통의 요지로 삼국의 쟁탈 대상이었기 때문이며 추가 발굴작업을 통해 5세기 고구려와 신라의 관계에 대해 새로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차용걸 원장은 “고모산성의 축성술은 고구려와 비교할 때 엄연히 다른 신라의 독창적인 산성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성과로 인해 그동안 문화재 지정도 받지 못해 방치되다시피 했던 고모산성의 학술적 가치가 상승함은 물론 당시의 산성생활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문화재이지만 이미 마무리된 고모산성 복원사업으로 인해 발굴작업에 한계가 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고모산성은 어떤곳

경북 문경시 마성면 고모산성은 본성 1,256m, 익성 390m를 합해 총 1,646m에 이르는 산성.특히 이 산성은 과거 고구려가 충주까지 남하했을 당시 신라의 최전방으로서 삼국시대 군사·교통상 요지였던 것으로 알려져왔다. 신라는 이 산성의 역할을 매우 중요한 것으로 보고, 고구려와 산성 쟁탈을 위해 치열한 접전을 벌인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신라군이 삼국통일을 위해 한강일대로 진출하기 위해 반드시 고모산성을 지켜야 했다는 얘기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고모산성에 대한 정확한 실체가 드러날 경우 그동안 위치가 불분명했던 충주 중원고구려비에 나오는 고모루성일 가능성도 매우 커 삼국시대의 역사를 밝히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문경=고도현 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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