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으로 영덕대게잡이가 금지된 기간은 매년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 따라서 11월부터 게를 잡아도 문제될 건 없지만 경정1·2·3리 마을 어민들은 4년째 어획을 1개월 늦추고 있다. 경정리 어민들이 지금 영덕대게를 잡지 않는 이유는 게가 1개월 전 쯤 껍질을 벗느라 에너지를 소비, 게장과 다리살이 없기 때문이다. 소위 ‘물게’는 몸통 7∼9㎝ 크기 정도라도 잘 받아야 마리당 3천원 내외다. 그러나 딱 1개월만 참으면 사정은 달라진다. 그동안 상당히 살이 올라 1만원 가까이 치솟는다. 경정리 어민들은 제값도 못받고 씨만 말려 결과적으로 영덕대게 자원을 송두리째 잃을 수도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해 어획 1개월 연장을 결정했다.
걱정이 있다면 다른 지역의 어민들이 경정리 앞바다까지 와 몰래 어획을 해간다는 것. 때문에 경정리 주민들은 감시조를 편성해 수시로 바다를 돌고 있다. 이종우(57) 경정1리 어촌계장은 “자율적으로 어획 시기를 늦춘 이후 경정리 어민들의 화합, 단합도 매우 좋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마음을 비운 탓에 소득도 올라갔다. 원조마을로 유명한 경정2리, 속칭 차유리 경우 영덕대게만 잡고 팔아 한철 1여억원을 거머쥐는 집도 적잖다.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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