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복귀에 대해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반기는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구단들은 반기는 수준을 넘어 대환영하는 분위기다. 실패한 자가 금의환향(錦衣還鄕)하는 모양새다.
우리나라 참 좋은 나라다. 참 따뜻한 나라다. 참 정이 많은 나라다. 실패한 선수를 내치지 않고 따뜻하게 맞아주니 말이다.
그러나 우리 좀 냉정하게 따져보자. 도전 1년 만에 돌아온다(엄밀히 따지면 수개월밖에 안 된다)는 것이 과연 ‘아름다운 도전’인가. 산전수전 다 겪어야 그게 ‘아름다운 도전’ 아닌가. 황재균은 그걸 다 겪었는가. 그것도 1년 만에. 다 겪어봤다면 할 말은 없다.
2010년부터 미국에서 야구생활을 하고 있는 최지만은 아직도 메이저와 마이너를 오가고 있다. 모르긴 해도 그는 계속해서 메이저리그 주전 자리를 노릴 것이다. 그래도 안 되면 돌아올 것이다. 이 정도는 돼야 ‘아름다운 도전’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겠는가. 아니라고 하면 또 할 말은 없다.
이대호도 한 시즌만 딱 하고 돌아왔는데 왜 태클을 거느냐고? 간단하다. 황재균은 이대호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에 있어봤자 어차피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기회 잡기가 어려울 것이니, 그럴 바에는 차라리 마음 편한 한국에서 대접받고 야구하겠다는데 그게 뭐 그리 나쁘냐고? 나쁘다는 게 아니다. 부정적인 선례를 남길 것 같아 우려하는 것이다. “한 번 도전해보고 안 되면 돌아오면 되지.”
좋다. 돌아오고 싶으면 돌아오라. KBO에서 더 잘 하면 된다. 그러나 이것만은 확실히 해두자. 어디 가서 “나 메이저리그 출신이야”라는 말은 정말 하지 않았으면 한다.
장성훈 국장 seantlc@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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