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항암제 때문에 하루에도 수차례 마비 증상과 구토에 시달려야 했던 서군은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다면 팀 동료들을 위해 주전자에 물이라도 떠 나르겠다며 끝내 유니폼을 벗지 않았다. 서군의 아버지 서인식(47)씨도 이런 아들의 고집을 꺾지 못한 채 언제 운동장에서 쓰러질지 모르는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직장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인천 연고의 프로야구 SK와이번스가 서군을 돕겠다고 나섰고, 이어 주위에서도 적지않은 온정과 격려가 쏟아져 서군의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마침내 서군은 병마를 딛고 일어서 다시 팀 주전 1루수 자리를 꿰찼다. 아직 완치된 것은 아니지만 서군은 이날 경기에서 1타점 적시타를 기록한 데 이어 팀이 실점 위기에 놓인 2회 1사 1루 상황에서 1-6-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멋지게 처리, 박수 갈채를 받았다. 만년 꼴찌팀 창영초는 이날 서군의 투혼에 힘입어 값진 승리를 경험했다. 경기가 끝나고 팀 동료들의 헹가래를 받은 서군은 “다음에는 멋진 홈런을 보여주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멀지 않은 장래에 서군이 인천야구의 희망을 쏘아올릴 것을 기대한다. <인천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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