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여배우에 피소
김기덕 감독, 여배우에 피소
  • 조택영 기자
  • 입력 2017-08-04 09:10
  • 승인 2017.08.04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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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검찰이 영화감독 김기덕(57)씨의 배우 폭행 등의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배용원)는 최근 여배우 A씨가 김 씨를 폭행, 강요 등의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해와 수사에 착수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일선 경찰서로 내려 보내지 않고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형사6부에서 조사과에 사건을 내려 보내 현재 고소장 분석 중"이라며 "아직 고소인 등 관련자를 소환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A씨는 지난 2013년 3월에 영화 '뫼비우스' 촬영 중 김 씨가 "감정이입을 위해 필요하다"며 자신의 뺨을 때리는 등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또 김 씨가 자신에게 애초 대본에 없던 베드신 촬영도 강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영화의 주연으로 발탁된 A씨는 결국 출연을 중도에 포기했고, A씨 역할을 다른 여배우가 맡게 됐다. 해당 영화는 같은 해 9월 개봉했다.
 
A씨는 김 씨에게 대항했다가 영화계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염려해 수년 간 고소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모욕감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지속되면서 올해 초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영화노조)을 찾아갔고 법적 대응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뺨을 때린 건 연기지도였고, 대본에 없는 베드신을 강요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씨는 이날 오후 김기덕필름 측 보도자료를 통해 "영화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집중하다 생긴 상황이고 다수의 스태프가 보는 가운데서 (한 일로) 개인적인 감정은 전혀 없었다"며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촬영에 참여한) 스태프 중 당시 상황을 정확히 증언하면, 영화 연출자의 입장을 다시 고민하는 계기로 삼는 동시에 제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다만 김 씨는 "4년 전 일이라 기억이 흐릿하다"며 "부부싸움 하는 장면이었는데, 상대 배우 시선컷으로 촬영 중 그 배우를 때렸거나 제 따귀를 떄리면서 이정도로 해주면 좋겠다고 실연해보인 과정에서 생긴 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쨌든 그 일로 상처를 받은 그 배우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면서도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연을 수 차례 부탁해 두 차례나 어렵게 출연을 결정하고 함께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지금 이런 상황이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김 씨는 2004년 제5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 2012년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등을 수상한 세계적인 영화감독이다.

조택영 기자 ct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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