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명단은 민주당 신주류측이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고, 그 시점은 국회 선거구획정위 실무지원단이 현행 인구를 기준으로 17개 지역구를 폐지하고 24개를 분구, 총 7개 지역구를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선거구조정안을 마련해 획정위에 보고한 지난 4일 이후인 것으로 추정된다.실무지원단이 보고서에 명시한 서울지역 분구예상 지역(성동, 송파, 노원)이 명단 문건 비고란에 그대로 적시되어 있기 때문이다.이 명단에 따르면 내년 총선때 범여권에서 서울지역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후보자는 모두 151명에 달한다. 서울 지역구를 총 46개 지역구(기존 45개 지역구에 분구가 확정적인 성동갑 추가)로 계산하면 평균 3.28대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서울지역은 내년 총선 전체 판세를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다. 따라서 여야는 내년 총선의 최대 승부처가 될 서울지역 공천에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문건에 적시된 범여권 출마예정자들의 면모는 서울지역에 대한 집권당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주고 있다.
지난해 대선때 노무현 후보 법률특보를 지냈던 정은섭(종로) 변호사를 비롯해 여익구(용산) 전 노 후보 불교특보, 조광한(동대문갑)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노사모 회장을 역임했던 영화배우 문성근(강북갑)·명계남(강북갑)씨, 남영진(마포을) 전 노 후보 언론특보, 윤훈렬(영등포갑) 청와대행사기획비서관, 유종필(관악을) 전 노 후보 공보특보, 황이수(강남갑) 청와대비서관, 천호선(송파갑) 청와대참여기획비서관, 박범계(영등포을) 청와대민정비서관 등 이른바 ‘노무현맨’으로 통하는 인사들 다수가 후보군에 올라 있는 게 눈에 띈다.전직 각료나 청와대 출신 인사들도 다수 후보군에 포함되어 있다. 장관 재직당시에도 출마설이 나돌았던 이태복(구로을) 전 보건복지부장관을 비롯해 방용석(금천) 전 노동부장관, 정은성(광진갑) 전 청와대통치사료비서관, 양재원(동대문을)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대표적이다.
호남권에 지역구를 두고있는 정동영·정세균의원이 서울 지역구 후보로 올라 있는 것도 눈에 띈다.지난해 대선 과정을 거치면서 차세대 대권주자로 입지가 급부상한 정동영 의원(전주시덕진구)은 정치1번지 종로 지역구 출마예정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또 선거구획정위 실무지원단이 4일 인구하한 미달지역으로 보고한 전북 무주·진안·장수지역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정세균 의원은 마포을 후보자 명단에 올라 있다.하지만 당사자인 정동영·정세균 의원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정동영 의원측은 당 안팎에서 “‘서울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것 같은데 전혀 고려한 적 없고, 우리도 당황스럽다”고 말했고, 정세균 의원측도 “일부 지방지에서 이런 시나리오를 흘린 것 같은데 전혀 사실무근이고, 가능성도 0%”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신당론 논의 과정에서 ‘인적청산’ 대상으로 지목받아 왔던 구주류와 동교동계 인사들도 서울지역 진출을 물밑 추진해 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동교동계 좌장격인 권노갑 전고문은 동대문갑 출마예정자 명단에 올라 있다. 권 전고문은 얼마전 명예회복 차원에서 내년 총선때 서울에서 출마할 뜻이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김대중 전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한광옥 최고위원은 두 지역(강북갑, 관악갑) 후보에 오를 정도로 나름대로 내년 총선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나라종금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기소돼 총선 출마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마포을 후보에 올라 있는 김방림(전국구) 의원 역시 구속된 상태라 출마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밖에 전국구인 조재환(은평갑, 강서갑)·오영식(강북갑, 은평을)의원도 내년 총선때 서울 지역구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히 조 의원이 신주류 핵심인 신기남(강서갑) 의원과 부딪힐 경우 또다른 흥미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친의 뒤를 이어 지역구에 도전하는 인사들도 눈에 띈다. 종로에서 내리 4선을 역임했던 이종찬 전의원의 아들인 이철우 성대 교수는 아버지 대신 종로 후보군에 올랐고, 김병오 전 국회사무총장 아들인 김희제 변호사도 아버지의 지역구였던 구로을에 출사표를 던질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한편 현역 의원의 정치적 입지에 따라 출마예상자들의 쏠림 현상도 눈에 띈다. 현역 의원이 없는 마포을(8명), 종로(7명), 강북갑(7명), 송파을(6명) 등에는 후보군이 몰려 있고, 한나라당이 우세한 서초갑과 서초을에는 각각 2명의 후보만이 올라 있어 대조를 이뤘다.또 정치적 입지가 확고한 추미애(광진을)·이상수(중랑갑)·김근태(도봉갑)·조순형(강북을)·임채정(노원을) 의원 등의 지역구에는 이들외에 거론되는 후보가 없었다.
17대 총선 서울지역 출마예정자 명단(범여권)
지역구 | 출마예정자 | 학 력 및 경 력 |
종로 | 정동영 | 서울대 국사,국회의원 |
중구 | 정대철(59) | 서울대 법대, 국회의원 |
용산 | 설송웅(61) | 동국대 수학, 국회의원 |
성동갑 | 고재득(57) | 전남대 법대, 성동구청장 |
성동을 | 임종석(38) | 한양대 공대, 국회의원 |
광진갑 | 김상우(49) | 경희대 정외, 전 국회의원, 지구당 위원장 |
광진을 | 추미애(45) | 한양대 법대, 국회의원 |
동매문갑 | 김희선(60) | 대전여상, 국회의원 |
동대문을 | 허인회(39) | 고려대총학생회장, 지구당위원장 |
중랑갑 | 이상수(57) | 고려대 법대, 국회의원 |
중랑을 | 김덕규(62) | 고려대 정외, 국회의원 |
성북갑 | 유재견(66) | 연대 정외, 국회의원 |
성북을 | 신계륜(49) | 고려대 법대, 국회의원 |
강북갑 | 박겸수(44) | 조선대 정외, 구청장 후보, 전 서울시의원 |
강북을 | 조순형(58) | 서울대 법대, 국회의원 |
도봉갑 | 김근태(56) | 서울대 경제, 국회의원 |
도봉을 | 설 훈(50) | 고려대 사학, 국회의원 |
노원갑 | 함승희(52) | 서울대 법대, 국회의원 |
노원을 | 임채정 | 고려대 법대, 국회의원 |
은평갑 | 이미경(53) | 이대영문, 국회의원 |
은평을 | 이석형(54) | 서울대 법대, 변호사, 지구당 위원장 |
서대문갑 | 우상호(41) | 연대 국문, 연대 총학생회장, 지구당위원장 |
서대문을 | 장재식(68) | 서울대 법대, 국회의원 |
마포갑 | 김윤태(38) | 고려대 사회, 고대 총학생회장, 지구당위원장 |
마포을 | 정세균(53) | 고려대 법대, 국회의원 |
양천갑 | 김희갑(40) | 서울대 동야사, 구청장 후보, 전 서울시의원 |
양천을 | 양재호(51) | 서울대 법대, 전 구청장, 변호사, 지구당위원장 |
강서갑 | 신기남(51) | 서울대 법대, 국회의원 |
강서을 | 김성호(41) | 서울대 정치, 국회의원 |
구로갑 | 이인영(39) | 고려대 국문, 전대협의장, 지구당위원장 |
구로을 | 김한길(50) | 건국대 정외, 전 문광부장관, 지구당위원장 |
금천 | 이목희(50) | 서울대 무역, 지구당 위원장 |
영등포갑 | 김명섭(65) | 중앙대 약대, 국회의원 |
영등포을 | 김민석(39) | 서울대 사회, 전 국회의원 |
동작갑 | 이승엽(43) | 미국조지아대, 부대변인, 지구당위원장 |
관악갑 | 이훈평(60) | 중앙대 신방, 국회의원 |
관악을 | 이해찬(51) | 서울대 사회, 국회의원 |
서초갑 | 이용기(62) | 국민대,서초구청장후보,전인천북구청장 |
서초을 | 조금호 | 고려대 정외, 대현통운회장, 지구당위원장 |
강남갑 | 백창현(76) | 연대 경영, 전 서울시의회의장, 지구당위원장 |
강남을 | 이평수(43) | 서울대 중문, 한국일보기자, 지구당위원장 |
송파갑 | 김영술(43) | 서울대 법대, 변호사, 지구당위원장 |
송파을 | 김성순(64) | 단국대 정외과, 국회의원 |
강동갑 | 노관규(43) | 방송대 경영, 변호사, 지구당위원장 |
강동을 | 심재권(57) | 서울대 무역, 국회의원 |
홍성철 anderia10@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