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5敵 [권력세습 편] ‘한 집안 두 배지’ 금수저 정치인들
정치 5敵 [권력세습 편] ‘한 집안 두 배지’ 금수저 정치인들
  • 고정현 기자
  • 입력 2017-06-09 17:10
  • 승인 2017.06.09 17:10
  • 호수 1206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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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 드라이브에 맞춰 일요서울은 ‘대한민국 적폐청산 정치 5敵’을 연재한다. 주제는 ▲철새 정치 ▲계파 정치 ▲세습 정치 ▲지역 정치 ▲묻지마 폭로 총 다섯 가지다. 지난 호에서 계파 정치의 폐해를 짚어본 데 이어 이번 호에서는 선대의 후광을 받아 정치활동을 하고 있는 이른바 ‘금수저 정치인’들을 집중 조명해 보고자 한다. 특히 이들 가운데는 부친의 지역구까지 그대로 물려받은 ‘세습 정치인’들도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 남경필·김세연·노웅래, 부친 지역구 그대로 물려받아...
- ‘2세 정치인’들 “부친에 비해 정치력 떨어진다” 비난 직면



 정치적 배경이 없는 젊은 신인 정치인들을 ‘흙수저’라고 한다면, 선대의 후광으로 편안하게 정치활동을 하는 ‘금수저’ 의원들도 있다. 물론 ‘2세 정치인’ 모두를 ‘금수저’로 치부할 수는 없지만 이들 중에는 선대의 지역구까지 그대로 물려받은 이들도 있어 ‘묻지마 세습’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묻지마 세습’의 만연은 전문성 없는 정치인들이 부친의 명성으로 손쉽게 ‘금배지’를 달 수 있게 되는 반면 능력 있는 신인 정치인들에게 국회 문턱은 더 높아지는 부작용을 낳는다. 일본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일본은 그 정도가 더 심해 아예 ‘세습정치’로까지 불린다. 2012년 12월 도쿄신문은 중의원 선거 당선자 480명 중 부모나 조부모가 국회의원이었던 인사들의 비율이 24%(114명)에 달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베 신조 총리의 지역구인 야마구치 지역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곳이다.

대한민국 정치권도 2세 정치인 ‘전성시대’가 있었다. 십수 명의 2세 정치인이 동시에 배지를 달기도 했다. 한때 서울 여의도 정가에서는 “2세 정치인끼리 교섭단체를 만들어도 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2세 정치인’이 과거와 비교했을 때 많이 줄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세 정치인들이 ‘세습 정치’·‘금수저’로 논란이 되면서 ‘퇴출 대상’으로 지목돼 대부분 정계를 떠났다.

‘금수저 정치인’, 바른정당에 ‘집결’

그런데 바른정당만큼은 얘기가 다르다. 선대의 후광을 받아 손쉽게 금배지를 단 의원들이 가장 많이 포진해 있는 정당이 바로 바른정당이다. 더욱이 이들 대부분은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부친에 비해 정치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바른정당 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2세 정치인’은 남경필 경기도지사다. 남 지사는 부친 남평우 전 의원이 작고한 뒤 유지에 따라 정치에 입문했다. 1998년 7월 부친의 지역구인 수원 팔달구 보궐선거에서 당시 여당인 국민회의 박왕식 후보를 꺾고 33살의 나이로 당선됐다.

남평우 전 의원이 15대 임기 도중 갑작스럽게 별세하자 이후 남경필 지사가 지역 주민의 추대 형식으로 4개월여 만에 선친의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된 것이다. 남 전 의원이 22년간 잘 키워온 텃밭에 그의 아들이 무혈입성하는 순간이었다. 지역구를 물려받은 남 지사는 이후 내리 5선을 했다.

바른정당 김세연 의원 역시 부친 김진재 전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금정구 지역구를 그대로 물려받아 당선된 대표적인 ‘2세 정치인’이다. 이 지역은 부친이 4차례 당선된 지역구이면서 동시에 조부가 세운 기업인 동일고무벨트의 연고지이다. 더욱이 김진재 전 의원은 5선 의원으로 한나라당 부총재를 지냈던 거물 정치인이었다.

바른정당 대선 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의 부친인 유수호 전 의원은 제13대 민정당, 제14대 민자당 후보로 대구 중구에서 출마해 당선됐다.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의 부친인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의 경우도 제5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 밖에도 바른정당의 정책위 의장을 맡은 이종구 의원은 고 이중재 신민당 의원의 장남이고, 당의 정책통인 이혜훈 의원은 고 김태호 전 민자당 사무총장의 맏며느리다. 또한 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재입당한 장제원 의원은 고 장성만 국회부의장의 차남이다.

자유한국당 전·현직 원내대표 모두 ‘2세 정치인’

한편 더불어민주당에도 선친의 지역구를 그대로 물려받은 ‘2세 정치인’은 존재한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선친은 국회부의장과 5선의원을 지낸 노승환 전 의원이다. 김성곤 의원은 아버지 김상영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전라남도 여수 지역에서 내리 4선을 기록했다.

자유한국당에는 정진석 전 원내대표와 정우택 현 원내대표가 대표적인 ‘2세 정치인’으로 꼽힌다. 정 전 원내대표의 부친인 정석모 전 내무부 장관은 6선 의원 출신이다. 두 부자의 선수를 합치면 무려 10선이나 된다.

정 전 장관은 박정희 정부 당시인 1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충남 논산·공주에서 공화당 공천으로 당선된 이후 11, 12대 총선에서 민주정의당으로 같은 지역에서 내리 당선됐다.

그는 또 13, 14대에서는 민자당 전국구 의원을 지낸 뒤 15대 총선에서는 충청지역을 기반으로 한 자민련이 창당되자 부총재 자격으로 합류하면서 또다시 당선됐다. 6선을 지낸 정 전 장관은 이후 정계를 은퇴하면서 정 전 원내대표에게 지역구를 물려줬다.

정우택 현 원내대표의 부친은 5선 의원을 지낸 고 정운갑 전 의원이다. 1955년 4월 내무부 차관을 거쳐 그해 11월 농림부 장관에 임명됐다. 1958년 제4대 민의원 선거에 자유당 소속으로 충청북도 진천에서 출마해 당선했다. 이어 야당인 신민당 소속으로 서울에서 7대, 8대, 9대, 10대 국회의원에 연이어 당선됐다.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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