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끊임없는 변화 대신 역사와 전통에만 안주해왔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주관 단체의 내분과 파행으로 행사가 중단될 위기까지 맞았다.그런 만큼 올 춘향제를 준비하는 제전위원회는 비상한 각오로 일대 변화를 꾀했다. 수십년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진행돼왔던 프로그램이 대거 수술대에 올랐고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참여폭도 크게 확대됐다. 말 그대로 환골탈태(換骨奪胎)다.5월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펼쳐지는 이번 춘향제의 4개 분야 30개 주요 프로그램은 그 치열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올 춘향제의 가장 큰 특징은 ‘보여주는 축제’가 아니라 ‘직접 참여하는 축제’로의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이다. ‘사랑은 기차를 타고’ ‘청춘 금·회혼식’ ‘미꾸라지잡기 체험’ 등이 그 가운데 하나다.
‘사랑은 …’은 전국의 청춘 남녀들이 집단으로 기차를 타고 춘향제에 참여한 뒤 Best 사랑커플을 선발하고 광한루의 오작교에서 사랑의 언약식을 맺는 프로그램이다. ‘미꾸라지…’는 행사장에 설치된 황톳물에 들어가 남원의 명물인 미꾸라지를 직접 잡으며 가족간의 정을 새롭게 하는 체험장이다. 시민들도 축제기간 동안 한복을 입고 관광객들을 맞이하게 되며 ‘축등달기’와 ‘자원봉사’ 등에도 대거 참여한다. ‘또랑광대 페스티벌’과 한복패션쇼인 ‘우리옷의 향기’, 국악기·판소리·목공예·도예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전통문화 체험마당’ 등도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제법 쏠쏠한 즐거움을 줄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외지 상인들이 몰리면서 말 그대로 난장(亂場)이 되다시피했던 풍물시장도 완전히 틀을 바꿔 지리산 5일장터로 운영한다. 지리산 5일장터에서는 남원지역 상인들과 각 읍면동이 직접 나서 남원의 특색있는 음식을 대접할 계획이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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