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7일 북천면 문익점 후손 稷下古宅…자연밥상·전통보 만들기
[일요서울ㅣ하동 이도균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코스모스·메밀꽃축제로 유명한 하동군 북천면 직전마을의 강성(江城) 문씨 세거지 직하고택(稷下古宅)에서 전통 종가음식문화제가 열린다.
직하고택은 원나라로부터 목화씨를 가져와 목화보급에 힘쓴 고려 말기 학자이자 문신 삼우당 문익점 선생의 10대손 직재하(稷齋下) 문헌상(文憲商·1652∼1722) 선생이 약 350년 전 이 마을에 건립한 고택이다.
숙종 21년(1695년) 정3품 절충장군과 첨지중추부사로서 문·무를 겸직한 직재하 선생은 당시 절친한 친구가 유배 갈 때 귀양살이와 죽음을 함께할 것을 자청한 의인으로 이름을 떨쳤다.
직하고택은 경술국치 후 가산 1000여 두락(1두락 현재의 논 660㎡)을 독립자금으로 기탁한 황남 문영빈(1891∼1961)에 이어 하동군 초대 농협조합장을 지낸 우남 문후근(1917∼1992)에 이르기까지 350여년 동안 살림집으로 이어오다 이번에 처음 일반에 공개된다.
우남 선생의 부인 박춘자(90) 여사가 종부로 있는 고택은 안채와 사랑채, 부속건물 등으로 지어졌는데 약 80년 전 안채가 소실돼 초가로 재건축됐으나 고방·부속건물 등 6채는 사라졌으며, 사랑채는 오래된 기와와 누수로 2000년에 현재의 함석지붕으로 덧 씌어졌다.
조선·근대사의 애환과 환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고택은 돌담으로 이뤄진 정원과 거대한 고목들이 전해주는 힘찬 기운 그리고 냇물로 이어지는 소나무 숲 서낭길이 어우러져 전통 한옥의 예스러움이 예사롭지 않다.
작은 한옥 방에 다소곳이 놓인 아름다운 소목가구와 전통 혼례보의 절묘한 조화는 따스했던 옛 추억을 한꺼번에 되살려 주고, 텃밭에서 나는 푸성귀에 씨간장으로 간을 맞춘 종갓집 음식에서 어머니의 내음을 맡을 수 있다.
아울러 ‘옛 아름다움의 초대 한옥에 살다’를 테마로 한 이번 문화제는 첫날 개막식에 이어 14일 요리가 김양희 선생의 자연밥상 차리기, 15일 권승미 선생의 전통 가양주 만들기, 16일 전통혼례 보자기 장인 최은경 선생의 전통 혼례보 만들기 이론과 실습이 진행된다.
이 밖에도 행사 기간 사랑채와 안채에서는 전통 혼례보와 소목가구, 종가음식 시식회도 준비되고, 문화해설사를 통한 종가 해설도 실시된다.
경남 이도균 기자 news2580@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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