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파 휴가중인 전경대원이 길가던 여성을 성폭행하려던 20대 남자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경남지방경찰청 2502전투경찰대 소속 최광민 상경(23)이 범행을 목격한 것은 10일 밤11시25분쯤. 심부름을 나왔다 귀가하던 최 상경은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K식당 앞길에서 “살려달라”는 비명소리를 들었다. 차를 세운 뒤 소리나는 쪽을 살피던 최 상경에게 한 남자가 여성을 아래쪽에 눕히고 거칠게 때리는 것이 목격됐다. 직감적으로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한 최 상경은 휴대폰으로 112에 신고한데 이어, 자동차에서 내려 남자를 제압할 만한 막대기를 찾아 골목안으로 뛰어들었다. 남자는 벌써 여성의 얼굴을 수차례 때린 후, 성폭행하려던 긴박한 순간이었다.
최 상경이 “지금 무슨 짓을 하느냐”고 다그쳐 묻자, 일어선 남자는 주변 눈치를 살피며 슬그머니 도망가려 했다. 그때 전투경찰학교와 전경대에서 배운 범인제압술을 이용, 범인을 땅바닥에 눕히고 경찰이 오기를 기다렸다. 영남대 경제학과 2학년에 다니다 휴학한 뒤 2004년 2월 입대한 최 상경은 허리가 좋지 않아 집에서 병가중이었다. 지금도 매일 통원치료를 받고 있을 정도로 완전치 않지만 누군가가 위험에 처해있을 때 반드시 구해야 한다는 아름다운 모습을 앞장서 실천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최 상경에게 범인검거에 대한 표창을 수여하는 한편, 대구수성경찰서는 범죄신고 보상금을 줄 계획이다. <영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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