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공원에는 청소년들이 무리를 지어 방황하고 있었다. 이들은 어른들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입에 물고 거친 말들을 쏟아냈다. 인근 상가 상인 김모(58)씨는 “밤만 되면 청소년들이 무리를 지어 몰려온다”면서 “담배와 술은 기본이고, 쓰레기통이나 공중전화 부스를 때려 부수는 등 폭력이 난무한다”고 말했다. 주변상인 윤모(59)씨도 “맨날 술먹고 싸워서 정신이 없다”고 말하며 “한번은 싸움을 말린 적이 있는데 대한민국에 있는 욕이란 욕은 다 들어봤다”고 혀를 내둘렀다.
지난 7월 22일 새벽 대전시 서구 모 나이트 클럽. 70·80년대에 20대였던 성인들에게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나이트 클럽 안에는 수백명의 40∼50대 남녀가 발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하나같이 술에 취해 몸을 흔들고 있었고, 남녀 일행이 거리낌 없이 합석한 뒤 어울렸다. 종업원 박모(25)씨는 “종업원들이 이른바 ‘부킹’을 해주지 않아도 남녀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합치고 춤을 춘다”면서 “그중 일부는 ‘2차’까지 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나이트 클럽을 가끔 이용한다는 최모(47)씨는 “각기 다른 한 집안의 가장과 주부가 만나서 즐긴다면 그게 ‘바람’의 시작 아니겠냐”며 “이혼율 증가는 이곳의 성업과 비례할 것”이라고 말했다.24일 자정, 대전역 광장과 인근에는 부채를 든 여성들이 서성이고 있었다. 기차가 도착하고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자 여성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냥감’을 물색한 여성은 은밀하게 접근한 뒤 대담하게 말을 꺼낸다. “이쁜 아가씨 싸게 해줄께.” 이성들의 표현은 간결하면서도 정확했다. “3만원인데 후불이야. 마음에 안들면 환불 해줘.” 이날 대전역 인근에서 ‘활동’하고 있던 여성 50여명은 연신 ‘성매매 바겐세일’을 외쳐댔다. 비슷한 시각, 홍등가로 유명한 유천동과 중리동에서도 붉은 등불 아래에 앉은 여성들이 골목까지 짙은 화장냄새를 풍기며 손님들을 맞았다. 얼큰하게 취한 손님들도 여종업원과 거래를 한 후 술집 안으로 들어가는 등 경찰의 성매매단속 무풍지대임을 실감케 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향락 청정지역으로 일컬어지던 대전의 밤거리는 이렇게 휘청거리고 있었다. <충청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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